사라지는 방식
"이번엔... 아무도 없었어요."
유품정리사 김 대표가 말했다. 배우등록증 이야기를 나눈 지 며칠 만이었다.
"아무도요?"
"연고자가 아무도 없었어요. 완전히."
30대 초반 여성. 고시원에서 발견됐다. 일주일 만에.
"고시원 주인이 신고했어요. 월세가 밀려서 독촉하러 갔다가."
경찰이 함께 문을 열었다. 작은 고시원 방. 침대 위에 누워있는 여성.
"자살이었어요."
김 대표가 조용히 말했다.
"유서는 없었어요. 그냥... 조용히 가신 거예요."
경찰이 연고자를 찾았다. 가족, 친척, 친구. 누구라도. 하지만 없었다.
"주민등록상 부모는 없었어요. 보육원 출신이셨거든요. 어릴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라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스무 살에 자립했다. 그 뒤로는 혼자였다.
휴대폰 연락처에도 거의 없었다. 몇 개 안 되는 번호로 전화해 봤지만,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무연고로 처리됐어요. 구청에서."
김 대표는 그날 오후 고시원에 도착했다. 유품을 정리하러.
"방이 정말 작았어요. 2평. 침대 하나 놓으면 끝이에요."
하지만 방은 깔끔했다. 정돈되어 있었다.
"침대 옆 선반에 노트북이 있었어요. 낡은 노트북."
충전해서 켰다. 바탕화면에 폴더들이 보였다. '시나리오 1', '시나리오 2', '공모전', '습작'.
"파일을 열어봤어요. 시나리오였어요. 방송 드라마 시나리오."
제목: 『혼자 큰 아이』
한 편은 완성본이었다. 60부작 미니시리즈. 처음부터 끝까지.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가 어른이 되어 세상과 부딪히는 이야기였어요. 읽어봤는데... 잘 쓰셨더라고요."
다른 폴더도 열어봤다. 시나리오가 여러 편 있었다. 장편, 단편, 미완성.
'공모전' 폴더에는 제출했던 작품들이 있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