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월요일

사다리

by 정혜영


제7화: 월요일


오전 9시

선미는 거실에 서 있었다. TV를 보고 있었다.

'한정숙 딸 한지민 씨, 고시원 생활 2년... 알코올 중독 치료 시급'

화면에 청파역이 나왔다. 기자가 서 있었다.

"한지민 씨는 현재 이곳 청파역 인근 고시원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미는 TV를 껐다.

휴대폰이 울렸다. 미경이었다.

"원장님, 오늘 오후 진료 취소하시는 거 맞죠?"

"네. 그냥 쉬려고요."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뵐게요."

전화가 끊겼다.

선미는 소파에 앉았다. 서연의 방문을 봤다. 닫혀 있었다.

일어서서 문을 두드렸다.

"서연아."

대답이 없었다.

"들어갈게."

문을 열었다. 서연이 침대에 누워 있었다. 커튼이 쳐져 있었다. 어두웠다.

"일어나."

"..."

"서연아."

"엄마, 그냥 나 둬."

선미는 커튼을 열었다. 햇빛이 들어왔다. 서연이 이불을 뒤집어썼다.

"몇 시간째 누워 있어?"

"모르겠어."

선미는 침대 끝에 앉았다.

"밥 먹어야지."

"배 안 고파."

"그래도."

"엄마."

서연이 이불속에서 말했다.

"나 진짜 안 되는 것 같아."

"뭐가?"

"다. 면접도, 학교도, 다."

선미는 대답하지 못했다.

"지난달부터 계속 넣었어. 근데 서류도 안 뽑혀. 면접도 안 잡혀."

"..."

"겨우 잡힌 면접도 다 떨어지고."

"..."

"나한테 뭐가 문제야?"

선미는 서연의 등을 쓰다듬었다.

"문제없어."

"거짓말."

"진짜야."

"그럼 왜 안 돼?"

선미는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대답할 수 없었다.

왜? 모른다. 

 

오전 10시

지우는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청파역 재개발 서류가 펼쳐져 있었다.

다음 주 화요일. 2차 변론.

지우는 펜을 들었다. 최종 변론 준비 서면.

'원고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다음 문장을 쓸 수 없었다.

노크 소리가 났다.

"들어오세요."

비서 수진이 들어왔다.

"변호사님, 대표님이 찾으세요."

"지금요?"

"네."

지우는 일어섰다. 대표실로 갔다.

대표가 책상 뒤에 앉아 있었다. 오십 대 후반. 회색 양복.

"앉아."

지우는 앉았다.

"청파역 건 어떻게 돼 가?"

"다음 주 2차 변론입니다."

"이길 거지?"

"... 네."

대표가 지우를 봤다.

"목소리가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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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 문예 등단 작가. "멈추지 않고 무너진 문장을 다시쓰는 네오 크리에이터(Neo-Creator) 리라이프작가(Re-Life)정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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