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방식
"이번엔... 쪽방이었어요."
유품정리사 김 대표가 말했다. 반려동물 이야기를 나눈 지 며칠 만이었다.
"쪽방이요?"
"네. 서울역 근처. 쪽방촌."
70대 후반 남성. 1.5평짜리 방에서 혼자 살았다.
발견된 건 2주 후. 여름이었다.
"냄새로 알았대요. 쪽방 관리인이."
복도를 지나가다가 냄새를 맡았다.
처음엔 쓰레기 냄새인 줄 알았다. 하지만 점점 심해졌다.
"문을 두드렸대요. 응답이 없었어요. 며칠 전부터 조용하다 싶었는데."
쪽방촌 사람들은 대부분 낮에 나간다.
일하러, 폐지 주우러, 어디라도. 방값 내려면 움직여야 하니까.
"근데 이 할아버지는 며칠째 안 나가시더래요. 복도에 리어카가 그대로 서 있고."
관리인이 열쇠로 문을 열었다. 1.5평. 성인 남자 키보다 짧은 방.
"이불 위에 누워 계셨어요. 돌아가신 채로."
김 대표는 그날 오후 현장에 도착했다.
쪽방촌 건물. 좁은 계단을 올라갔다. 3층이었다.
"복도가 어두웠어요. 전구도 몇 개 나가있고. 습한 냄새가 났어요."
복도 양쪽으로 문들이 빼곡했다. 30개가 넘는 방. 다 쪽방이었다.
복도에 리어카 몇 대가 세워져 있었다. 폐지 주우시는 분들 것.
"할아버지 리어카도 거기 있었어요. 복도 끝에. 낡고 녹슨."
방으로 들어갔다.
"방이... 정말 작았어요."
1.5평. 약 2.5제곱미터. 이불 하나 펴면 끝이었다. 옆으로 돌아눕기도 힘든 크기.
창문도 제대로 된 게 아니었다. 작은 환기창 하나. 햇빛이 거의 안 들었다.
벽에 곰팡이가 피어있었다. 천장에도. 습했다.
"짐이 거의 없었어요."
이불 하나. 낡고 얇은. 베개도 없었다. 옷으로 베개를 만드신 것 같았다.
옷장은 없었다. 벽 한쪽에 못을 박아서 옷 몇 벌 걸어놓으셨다. 작업복, 낡은 점퍼, 찢어진 바지.
구석에 군 장갑이 있었다. 손때 묻어서 까맣게 변한. 폐지 주우실 때 쓰시던 것.
방 안에 싱크대도 없었다. 화장실도 없었다.
"공동 화장실이에요. 복도 끝에. 세면장도 공동이고."
부엌도 따로 없었다. 복도에 공동 취사장이 있었다. 낡은 가스레인지 두 개.
"밥은 어떻게 드셨을까요."
방 안을 봤다. 전기밥솥이 하나 있었다. 아주 작은. 1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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