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토요일

사다리

by 정혜영

제15화: 토요일


토요일 오전 9시 - 준혁의 펜트하우스


준혁은 골프복을 입고 있었다.

부인 수진이 거울 앞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여보, 이거 어때?"

드레스 하나.

"좋은데."

"이건?"

다른 드레스.

"그것도 좋아."

"어머, 대충 대답하지 마!"

수진이 투덜거렸다.

"올케 지은 언니는 맨날 샤넬만 입는데, 나도 뭔가 있어 보여야 하잖아."

"그냥 편한 거 입어."

"편한 게 어딨어? 전쟁터 가는 건데!"

준혁은 웃었다.

거실에서 아이들 소리가 들렸다.

"엄마! 준서가 내 게임기 가져갔어!"

"내 거야!"

"거짓말! 산 지 3일밖에 안 됐는데 벌써 네 거야?"

수진이 문을 열었다.

"야! 조용히 해! 엄마 옷 입는 중이야!"

"엄마, 준서가..."

"알았어! 똑같은 거 하나 더 살게!"

"진짜?"

"그래! 이제 조용히 해!"

문을 닫았다.

준혁이 물었다.

"게임기가 몇 개째야?"

"몰라. 다섯 개? 여섯 개?"

"..."

"뭐 어때. 우리 부자잖아."

수진이 웃으며 립스틱을 발랐다. 

 

오전 11시 - 골프장 클럽하우스

준혁의 형 준석이 캐디와 농담하고 있었다.

"이번 홀은 내가 이길 거야."

"사장님은 언제나 이기시잖아요."

"하하! 그렇지!"

준혁이 다가왔다.

"형."

"오, 준혁이. 왔어?"

"아버지는요?"

"아직 안 오셨어. 늦으신대."

준석의 부인 지은이 카트에서 내렸다.

"어머, 제수씨!"

"올케 언니."

두 사람이 껴안았다.

"언니, 그 백 루이뷔통 신상이죠?"

"어, 이거? 어제 샀어. 사천만 원짜리."

수진의 눈이 커졌다.

"사천이요?"

"응. 리미티드 에디션이야. 전 세계에 백 개밖에 없대."

"와..."

"제수씨 것도 예쁜데? 얼마야?"

"이천이요."

"아, 그것도 괜찮네."

지은이 웃었다. 수진도 웃었다.

하지만 수진은 속으로 생각했다.

'다음엔 오천짜리 사야지.'  


정오 - 골프장 레스토랑

네 명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오늘 라운딩 어땠어요, 오빠?"

지은이 물었다.

"형이 또 이겼지 뭐."

준석이 웃었다.

"준혁이도 잘했어."

"형만 못하죠."

수진이 끼어들었다.

"다음엔 우리 여보가 이길 거예요!"

"하하, 그래그래."

준석이 웃었다.

웨이터가 와인을 따랐다.

"이거 로마네콩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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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 문예 등단 작가. "멈추지 않고 무너진 문장을 다시쓰는 네오 크리에이터(Neo-Creator) 리라이프작가(Re-Life)정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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