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이름은 하치입니다.
하치는 창문을 좋아한다.
햇살이 들어오는 시간엔 어김없이 그 앞에 앉아 있었다.
움직이지 못하는 다리로도, 하치는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 작은 창은 하치에게 세상의 전부였다.
바람이 스치는 소리,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림자,
나무 사이로 흔들리는 햇빛.
나는 가끔 하치 옆에 앉아 같이 창밖을 바라보곤 했다.
특별한 건 없지만,
그 순간만큼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
어느 날, 하치가 창밖을 보고 웃었다
.미세하지만 분명히 웃고 있었다.
처음이었다.
그 아이가 어떤 장난도, 어떤 요구도 없이
그저 ‘보며 웃는’ 모습을 보여준 건.
그날 이후, 나는 매일 하치가 바라보는 풍경이 궁금해졌다.내가
보지 못한 것들을, 하치는 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치에게 창문은 세상을 배우는 교과서였고,
나에게는 하치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말을 하지 않아도, 걸어 다니지 못해도,
그 아이는 분명히 세상과 연결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