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단편 소설
https://www.youtube.com/watch?v=bSPPpkvDSxU
16살 사춘기 소년 은호는 학교가 끝나면 항상 가는 곳이 있다.
버려진 바이올린이 있는 어둡고 조용한 공터. 무슨 고민을 하는지 한참을 주변에서 서성거리다가 지나간다. 내일도 모레도 반복된다. 버려진 바이올린에 눈을 떼지 못하는 은호, 주위 눈치를 살피더니 바이올린을 가방 안에 넣는다.
낡은 아파트에 형과 단둘이 살고 있는 은호는 바이올린을 방안에서 조심히 켜본다. 망가진 바이올린의 끊어진 줄 탓인지 음색은 갈라지고 요란하다. 은호의 할머니는 고구마를 먹으라며 방문을 두드린다. 은호는 그런 할머니가 귀찮고 성가셔서 짜증을 내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할머니는 이제 어디에도 없다.
은호는 처음으로 학교를 빠지고 여행을 떠난다. 기차 안에서 집에서 포장해온 고구마를 까먹는다. 은호는 생각에 잠긴다. 할머니는 유독 노래를 좋아하셨는데, 노래를 부르며 사랑한다는 말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은호는 그런 할머니가 따분하다고 느낀다.
강원도 태백에 도착한 은호, 해바라기 밭을 구경한다. 노랗고 커다란 해바라기가 넓게 깔린 들판이다. 은호는 해바라기를 천천히 구경한다.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하늘을 바라본다.
이윽고 형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결석했다는 소식을 담임으로부터 전달받은 형은 은호를 나무란다. 은호는 할머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왔다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는다. 드넓은 해바라기 밭에서 은호는 가방 속에 바이올린을 꺼내 켠다. 은호의 연주가 시작된다.
은호는 한 장의 가족사진을 꺼낸다. 해바라기 밭에서 웃고 있는 은호의 가족, 그리고 유독 어린 은호를 곁에서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은호의 할머니.
은호의 독백으로 끝이 난다. ‘사랑한다는 말 대신’
글 여미
커버사진 임경복
yeoulhan@nate.com
Music 출처 : 유튜브 Youtube / by windmillsof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