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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샘 Aug 21. 2023

마음의 파도가 거세게 칠 때면

고개를 들어 밤하늘의 달을 보시길


어떤 고통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 채 아파했던 밤의 시간들. 그래서 떠났던 제주에서도 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어두운 밤 깨어난 순간. 그때 느껴지는 두근거리는 심장소리. 심장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가슴이 아파올 때, 해가 얼른 떴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바람으로 기도할 때. 홀로 깨어있는 밤이 그리도 무섭게 느껴졌을 때가 있었다. 그때 숙소에서 만났던 한 여행자가 내게 건네었던 쪽지가 있었다.


'한 때 네가 사랑했던 어떤 것들은 영원히 너의 것이 된다. 네가 그것들을 떠나보낸다 해도 그것들은 원을 그리며 너에게 돌아온다. 그것들은 너 자신의 일부가 된다.' _ 밤의 사색

"밤의 사색을 통해 더 이상 어둠이 주를 이루는 밤을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선택이 무엇이 되었든, 그 선택의 결과가 무엇이 되었든 항상 당신 그 자체를 응원합니다. 파도가 세차게 친다는 것은 달이 그만큼 지구와 가까워졌다는 것입니다. 마음속에 파도가 거세게 칠 때면 고개를 들어 밤하늘의 달을 보시길 바랍니다. 달은 평소보다 더 큰 자태로 아름답게 떠있을 것입니다."


밤에 대한 사색을 통해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는 여행자의 이야기. 달이 가까워졌기에 마음의 파도가 세차게 치고 있는 것이라는 희망의 위로. 그의 말처럼 나는 잠을 자지 못하고 가슴이 두근거릴 때 두려워하기보다 창문을 열고 깜깜한 밤을 비추는 달을 올려다보았다. 어둠만 있다고 믿었던 밤에 창문을 열었더니 달이 너무도 밝게 빛나며 나를 비추고 있었다. 왜 나는 달의 빛을 그 눈부신 빛을 오랜 시간 보지 못했던 것일까. 파도 앞에 다가와 있는 그 빛의 희망을 보지 못하고 있었던 걸까. 감사하게도 긴 시간이 흘러 마음의 파도는 잔잔해졌고 눈앞에 성큼 다가와있는 달빛을 만날 수 있었다. 제주에서 숱하게 만났던 여행자들의 진심 어린 응원. 그 따뜻한 위로의 마음들이 지금의 빛을 더 가까이 볼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은 아닐까. 어둠은 두려움이 아니라 깊은 휴식이자 회복이었던 것을 알려주었던 지혜로운 이들에게 다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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