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민한 사람을 위한 좋은 심리 습관 >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하는 상호작용과 사건을 모두 ‘감정’으로 이해한다. 바람에 날리는 풍선과 같이 사소한 일도 가슴 뭉클하게 받아들인다. 이렇듯 강렬한 감정 때문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는 탓에 평온함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p.20 < 예민한 사람을 위한 좋은 심리 습관 >
삶을 살아가는 것이 무척 피곤하다고 느꼈던 때가 있었다.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이 많았고 이해하기 힘든 것이 많았다. 많은 순간에 감정을 강렬하게 경험하고 급격히 피곤해지기도 했다. 사람들의 말, 표정, 행동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사회생활도 친밀한 인간 관계도 맺는 것이 피곤하고 힘들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친구를 만나고 와도 2-3시간 이상 시간을 보내고 오면 진이 다 빠졌다. 자극이 없는 사람과 공간이 필요했다. 적당히 맞춰서 지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나는 왜 이렇게 인생이 피곤할까?
조금 더 빨리 나의 성향을 약간의 '예민함'으로 정의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이 책은 친절하게도 자신의 예민함을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체크리스트를 하나하나 읽어가며 확인해 보니 공감되는 문장들이 많았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로부터 너무 예민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할까 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부당한 일이 발생했을 때 그냥 참고 넘기는 것이 힘들다.
유독 자연에서 위안과 평온함을 얻는다.
누군가 기분이 상하면 내 기분도 가라앉는다.
다른 사람들보다 나쁜 소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내게 다가오는 사람들은 모두 내 인생을 힘들게 만드는 존재이다.
감정적인 내 모습이 싫고, 나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에 집중하는 편이다.
p.7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점수를 계산해 보니 52점. 약간 예민함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온다. 사실 예민함에 더 가까운 수치이다. 예민함이라고 이야기를 하면 부정적인 어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다른 단어로 대체한다면 '민감함' 정도가 될 수 있을까? 예민한 사람들은 외부의 자극과 감정을 조금 더 강렬하게 경험한다. 그래서 감정 기복도 심하고 피로감도 더 높다. 때문에 자극에 무해한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또는 어떤 자극도 없는 나만의 완벽한 공간을 찾기도 할 것이다.
예민한 사람들은 자연에서 안정을 얻는다. 자연과의 유대감을 통해 소속감을 얻고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받는다. 지치고 힘들 때 꽃향기를 맡고 파도 소리를 듣고, 나뭇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반려동물과 함께하면 재충전이 된다.
p.20
이 책의 작가인 캐린 홀은 30년간 예민한 기질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연구하고 <정서적으로 민감한 사람>에 대한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예민한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있다. 작가가 소개하는 예민한 사람들의 특징은 참 흥미롭다. 처음으로 언급하는 것은 이들이 자연에서 안정을 얻는다는 것이다.
사회에서는 그토록 피곤하고 지쳐있던 예민한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비로소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바람 소리를 느끼며, 따뜻한 햇살을 느끼며, 풀밭을 걸으며 이들은 드디어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있다는 감정을 느낀다.
학교에서 지쳐 있다가 집에 돌아오며 가을바람을 느끼던 순간이 떠오른다. 든든하게 자라있는 나무들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진다. 집 앞에 있는 공원에 무작정 가방을 내려놓고 앉아서 심호흡을 하곤 했다. 모든 긴장이 풀어지는 순간. 그 순간들이 나를 회복하게 했다.
내 감정에도 타인의 감정에도 민감하다. 예민한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에도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누군가 화를 내면 똑같이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위로가 필요한 상대에게는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해줘야 할지 잘 알고 있다.
예민한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쉽게 상처를 받는다. 더불어 타인에게 상당한 배려를 베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인간관계에서 기복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p.21
예민한 사람들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나의 감정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정에도 민감하다는 것이다.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표정 속에서 그 감정을 여과 없이 느끼는 경험을 했던 적이 있다. 그것이 너무 피곤해서 외면하고 싶어도 지쳐있는 사람들의 표정,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감정이 오롯이 느껴져 외면하기 힘들 때가 많았다. 그래서 결국 그 사람들을 돌보는 행동을 하게 된다. 자신보다는 타인을 더 자주 들여다보고 돌볼 때가 많아서 스스로에 대한 돌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이 될 때도 있다.
본인 감정과 애증관계에 놓여있다. 민감한 사람은 순도 높은 기쁨과 행복, 사랑, 흥분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할 뿐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한편, 자주 불쾌한 감정을 느끼며 고통스러워한다. 차라리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않길 바랄 때도 있다.
p. 24
이 부분을 읽으며 웃음이 났다. 누가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써놓은 글처럼. 마치 내 감정을 들킨 기분이랄까. 그래도 이런 사람이 나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안도감이 느껴졌다. 또한 누군가 내 마음을 그대로 읽어주고 있는 공감의 경험을 하는 순간이었다. 감정이 예민한 나는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고 온전히 느끼고는 한다. 예술 작품이나 음악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림을 보면 그 색채와 에너지가 그대로 전해져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예술성이 높다는 것은 강점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부정적인 감정도 강렬하게 느끼고 벗어나기 힘들어하기 때문에 때로는 차라리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않길 바랄 때도 있다. 하지만 이미 이렇게 태어났고 다시 태어날 수는 없으니 나의 감정을 잘 다스리며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작가는 3장부터 9장까지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좋은 심리 습관을 소개한다. 수면과 운동과 같은 건강의 습관부터 마음 챙김, 감정에 이름표 붙이기, 판단하는 습관 버리기 등 실제적인 전략들을 소개한다. 그중 내게 도움이 되었던 내용을 소개하고 싶다.
_ 마음 챙김 Wait 전략
Watch 관찰한다 : 감정을 지켜본다. 한 발짝 떨어져 정서적 경험을 관찰한다. 이 감정이 몸에서 어떻게 느껴지고 어떤 일로 이 감정이 발생했는지 관찰해 보는 것이다. 해당 감정과 상황에 대산 자신의 마음과 충동을 아무런 사심 없이 바라보는 것이다. 감정이 이리저리 요동치다 최고점에 이른 후 점차 약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Accept 수용한다 : 자신이 원치 않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수용이란 어떤 감정이 생성되었음을 인식하되 그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벗어나려고 하지 않아도 되며 감정을 느껴도 괜찮다고 우선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Investigate 분석한다 : 감정이 담고 있는 감정 이면에 담긴 욕구를 살펴보자.
Take time 기다린다 : 시간이 지나면 감정이 저절로 사라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감정이 소멸되도록 두어라. 가능하면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야 명료하게 사고할 수 있다.
p. 129
먼저 소개하고 싶은 내용은 예민한 기질을 다스리는 마음 챙김 전략이다. 강렬한 감정이 느껴져서 불편해질 때 그 감정을 한 발짝 떨어져서 관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감정을 천천히 관조할 때 감정의 강도가 점차 낮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감정을 느껴도 괜찮다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는 보통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감정을 회피하거나 감정에서 도망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하지만 부정하고 또 부정할수록 그 감정은 끈질기게 우리를 따라온다. 오히려 괜찮아,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인정하면 감정은 오래 머물지 않고 점차 희미해지게 된다. 그리고 감정 이면에 내가 어떤 욕구가 있었는지를 바라보는 것이다. 누군가 너무 질투 나고 미워질 때, 사실 그 감정 이면에는 인정받고 싶다거나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가 숨겨져 있을 수도 있다. 그 욕구와 만날 때 나의 감정은 알아줘서 고맙다는 듯이 슬며시 떠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_판단하는 습관 버리기
가치 판단은 감정을 야기한다. 게다가 외부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 생겨난 감정은 주관적인 자기 판단을 거치며 더욱 심화된다. 자기 판단과 타인에게 평가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삶을 옭아 매기 십상이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다른 사람들 눈에 타당해 보이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당신에게 맞지 않는 틀 안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결과가 좋을 수 없는 시나리오이다.
p. 182
- 판단하고 해석하는 태도 없애는 법
판단의 잣대를 버린다. : 우리는 곧잘 타인을, 상황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해 버린다. 판단을 많이 하느냐, 적게 하느냐는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지금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자신의 판단이 진짜라 믿거나 판단이 감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 것이다. 그러한 사고 패턴을 바꾸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부터 인식해야 한다.
-판단을 달리 표현한다. : 생각이나 화법을 조금만 바꿔도 판단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타인 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생각이 들 때는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목표나 상대방을 향한 진심 어린 축하로 바꿔 생각한다.
P.190
그리고 가장 도움이 되었던 내용은 판단하는 습관 버리기이다. 외부 사건에 대해서 우리는 생존 전략으로서 평가하고 판단하는 행동을 자주 한다. 어쩌면 숨을 쉬듯 판단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외부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이 심화된다고 이야기한다. 나에게 일어난 일들, 오늘 만난 사람들, 주어진 업무 등에 대해서 가치 판단을 해버린다고 상상해 보자. 그저 공문 하나 빠르게 처리하면 끝날 문제에 부정적인 가치판단을 부여한다면 그 감정으로 인해 고통받는 존재는 결국 나일뿐이니까. 내가 만나는 상사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에도 가치판단을 하기보다 그저 그 사람의 행동 그대로 이해하고 인정한다면 그 유익은 결국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우리는 결국 우리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고 타인은 그들의 기준을 가지고 있음을 너그럽게 인정해 보면 어떨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껴진 감정은 '편안함'이었다. 세상을 받아들이는 것이 너무 피곤하고 불편했던 나에게 그저 너는 조금 예민할 뿐이야. 이제 잘 다루어가면 편안해질 거야라고 나를 토닥여주는 것 같아서.
참 많이 고맙고 편안해졌다.
이 책을 자신에게 선물해 보면 어떨까요?
_나의 예민함이 피곤해지신 분
_예민함에 대하여 이해해보고 싶은 분
_예민함을 잘 다루어보고 싶은 분
_이제 좀 편안해지고 싶은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