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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을 수 있나요?

학교 공동체 내면 치유 연구회의 시작

by 여울샘

< 학교 공동체 내면 치유 연구회의 시작>

누군가의 고통을 보았을 때 외면하지 않고, 그 아픔과 함께하는 존재가 되고 싶다. 고통의 신음소리를 들었을 때, 다가가 잠시라도 따뜻한 손길을 내어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 내가 아플 때 그렇게 손 내밀어준 사람들이 내 곁에 너무나도 많았고, 그들 덕분에 지금 다시 건강하게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으니까. 그들의 목소리, 온기, 마음, 아마 수 십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너무 많은 선생님들이 한국의 학교에서 겪는 고통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수 많은 동료교사들이 학교를 다니며 정신적인 질병을 얻게 되고, 병가를 내고, 휴직을 하고, 그 상처를 스스로 싸매고, 깊은 마음 속에 홀로 묻고 있다. 그 아픔이 얼마나 깊은지 알기에, 홀로 이겨낼 수 있는 정도의 고통이 아님을 알기에 그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이준원 교장선생님의 <무엇이 학교를 바꾸는가?> 책과 다큐를 보며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이상적인 학교가 존재할 수 있다고? 이것은 무슨 힘이지? 덕양중의 이야기는 내게는 그저 꿈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 책에서 이준원 교장선생님께서 하신 진단은 오히려 단순했다.


'학교가 아프다. 교사도 아프고, 학생도 아프고 학부모도 아프다.' 였다. 그래, 우리는 나쁜 것이 아니라 그저 아픈 것이었다. 아픈 것이라면 희망이 있지. 아픔을 치유하고, 회복하고, 함께 온기를 나누는 공동체가 있다면 변화가 가능한 것이니까.


그래서 수년간 해오던 교내에서 회복적 생활교육 연구 모임에서 더 나아가, 지역의 학교 공동체 내면치유 연구회를 시작해보려 한다. 처음에는 교사를 위한 내면치유 연구회로 생각했지만, 결국 학교의 구성원인 학생과 학부모의 치유와 함께 가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을테니까.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지역에서 수년간 회복적생활교육 연구모임으로 함께한 선생님들이 있고, 내가 사랑하는 열린, 연구회 운영 계획서를 모두 읽고 피드백 해주신 빈샘, 유알댓그리고 치유 센터장님, 이준원 교장선생님, 같이 공동리더로 함께할 존경하는 경은샘, 의미치료 학회의 박상미 교수님, 이시형 박사님, 사랑하는 박성원 선생님과 수 많은 학회의 상담 선생님들... 함께 연대할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이미 내게 풍성히 주셨다.


올해 이준원 교장선생님과 내면치유전문가 과정을 시작하며, 교장선생님의 비전이 전국 곳곳에 우리 제자들을 통해 교사치유센터를 세우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쩌면 우리 지역의 학교 공동체 내면 치유 연구회가 그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역 연구회를 신청하여 등록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1년에 주는 예산에 비해 요구하는 것이 정말 너.......무 많다. 운영 계획서 쓰다 열이 받아 포기할 뻔 했다.)


그래도 하나님께서 이 영역으로 내가 나아가야 함을 나에게 보여주셨고, 그리고 함께하실 것이라 말씀하셨기에.. 용기를 내어 천천히 걸어가 보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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