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조직은 바뀌지 않는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by 여울샘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오늘은 우리 학교가 8년 동안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노력으로 이루어왔던

혁신학교의 존폐가 걸린 교사회의가 있는 날이다.

2012년 9월 1일부터 혁신학교로 지정된 이후 2019년에 이르기까지 8년 동안

우리 학교의 목표는 하나였다.

"아이들이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들자"


선생님들의 아이들을 향한 진심 어린 노력, 관리자의 적극적인 지원, 학부모, 교직원들과의 소통.

무엇보다 우리 학교의 자랑은 '민주성'과 '자발성'이었다. 그것이 공감 톡이었고 무엇을 결정할 때

관리자와 부장회에서 정하는 것이 아닌 교사가 모두 모인 그 자리에서 토론하고 결정하며 나아갔다.

그렇게 모든 관리자, 교직원, 교사, 학생들의 토론과 노력이 모여 모두가 행복한 학교,

아이들이 오고 싶은 학교가 되어갔다.

정말 많은 토론과 성찰,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학교에 살아나기 시작했다.

선생님들은 교사로 존재하는 의미와 가치를 발견했고, 아이들은 그 안에서 많은 도전을 하며 행복해했다.

교장, 교감선생님들도 보람을 느꼈고, 학부모님들도 행복한 아이들을 보며 감사해 했다.

교직원들이 이해 관계로 다툼이 일어나지 않았다. 부장님들이 나서서 대화하고 설득하고 토론한 결과였다.


'자발적 참여와 순차적으로 진행된 부드러운 혁신이 구성원의 자율성을 낳았다.'

'학생만 기다려주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설득하며 함께 기다려줍니다.'

'우리 학교에는 성급함이 없습니다. 스스로 움직이는 힘이 생겨났습니다.'


나는 2020년, 3년 전에 이 학교에 왔다. 기존 학교의 수직적인 문화와 감당할 수 없는 업무

창의성을 펼칠 수 없는 환경에 사실 질려있었고 교육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학교에 오고 싶어 우리 학교에 왔다. 3년간 나는 정말 행복했다. 업무 없이 선생님들과 계속 토론하며 다양한 프로젝트 수업을 구상하고,

아이들의 생활 교육을 위해 회복적 생활교육을 실천하고 나누었다.

코로나 시기 때는 온라인 교육과 혁신학교 문화 리더십에 강점이 있는 부장님을 만나

매일 도전하며 온라인 수업 역량을 키워갔고 암담한 시기에도 희망적인 도전을 해갈 수 있었다.


내 삶이 의미 있다고 느꼈고 성장하고 도전할 수 있는 수평적인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 감사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만들고 도전하면서 창의성과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전문성을 길러갈 수 있었다.

하지만 점차 학교는 격동의 시기를 겪게 되었다.

학교의 변화를 위해서는 헌신된 업무 전담팀이 필요했었고

그 핵심 부장님들이 학교를 떠나자 점점 혁신의 문화는 껍데기만 남아갔다.

업무 전담팀이 꼭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본질은 아니니까.

하지만 업무 전담팀이 없어지더라도 우리안의 공동체의 문화와 자발성의 문화가 사라지고

다시 수직적인 관료 체제로 돌아가는 것은 견디기 힘들었다.


공감톡 시간에는 우리 학교 문화와 동 떨어져 있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이어지기 시작했고,

그 자리에 관리자도 참여하지 않았다.


관리자는 업무 전담팀 운영이 힘들다는 이유로 내년에는 업무전담팀을

없애고 모든 교사들이 다시 업무를 나누어가지는 일반의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교사의 의견 수렴 과정은 없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교직원 전체 회의인 공감 톡에서 하지 말라고 못 박으셨다.


그렇다면 공감 톡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이지.

혁신학교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것인가.

껍데기만 남은 채 과거의 화려한 역사로 묻힐 것인가.

교사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대체 왜 학교가 정하지?


이렇게 둘 수 없었다. 용기가 필요했지만 목소리를 냈고, 업무 전담팀의 존폐, 혁신 학교의 방향성에 대해서

관리자 몇 분이 아니라 교사 전체의 토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학교 안에서 사라지고 다시 각자의 교실로 돌아갈 수 없었다.

공감 톡에서 우리가 그 이야기를 왜 할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없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공동체의 문제를

토론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혁신학교라는 그 이름 자체는 시대가 지나면서 사라져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오랜 시간 노력하며 가져왔던 '민주성'과 '자발성'은 사라져서는 안 된다. 그렇게 둘 수 없다.

교사가 '스스로 움직이는 힘'을 길러온 시간들이 이렇게 짧은 순간에 다시 위로부터의 힘으로 억압되도록 둘 수 없다.

어렵지만 교사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 내가 먼저 목소리를 내고 선생님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어쩌면 오늘 나와 같이 생각하시는 선생님 한 분과 함께 부장님들, 관리자분들을 만나러 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전체 회의에서 목소리를 내고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전체에게 들려지도록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나는 조용히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쉽지 않고 두렵다.

걱정되고 떨린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이 있기에,

지금까지 우리가 노력해왔던 학교 혁신의 역사를 하루아침에 몇 사람의 결정으로 사라지게 할 수 없기에

두려워도 용기를, 용기를 내야겠다.

오늘 아침은 주님의 말씀과 찬양으로 힘을 얻으며 시작해야겠다.


"내가 주를 바라봅니다. 주의 성실함과 정직함으로 나를 보호하소서." _시편 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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