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울 Yeouul Nov 14. 2022

우리 집에 고양이 손님이 왔어요

일주일 동안 우리 집에 묵는 고양이 손님 이비

가족과도 같은 친구가 키우는 고양이 이비가 우리 집에 놀러 왔다. 워낙 친한 친구라 집에 자주 놀러 갔기에 이비와도 꽤 가까운 사이이다. 친구가 일주일 동안 집을 비우게 되어 남편과 내가 대신 돌보게 되었다. 우리는 고양이를 키우지는 않지만, 고양이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특히 나는 고양이와 놀아주는 걸 좋아한다. 친구네 집에 가면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고양이와 잘 논다. 가끔은 내가 고양이와 놀아주는 건지 고양이가 나와 놀아주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나는 주로 집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남편이 일을 나가면 나와 이비 둘만 집에 남는다. 이비는 은근히 사람을 좋아한다. 내가 친구네 집에 놀러 가면 나에게 와서 밥을 달라고 할 때도 있고 내 몸에 자기 몸을 쓱 비비대며 친근감의 표시를 한다.



나름 친한 사이라 그런지 나와 둘이 남아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니 '야옹'하며 나에게 말을 건넨다. 그리고 나를 졸졸 따라다닌다. 화장실도 따라 들어오고 내가 부엌으로 가면 함께 부엌으로 간다. 아침을 주려고 캔을 따면 귀신같이 알고 어느새 내 옆에 와 있다. 이비가 생각보다 사람을 잘 따라서 다행이다.




누군가 집 안에 따뜻한 온기를 채워준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고양이는 모두 성향이 다 다르다. *MBTI로 따지면 극 E(외향성)의 성향인 고양이가 있고 극 I(내향성)의 성향인 고양이가 있다. I 성향의 고양이를 만나면 친해지기까지 굉장히 오래 걸린다. 나름 친해졌다고 생각해도 한동안 안 보면 나를 잊고 또다시 데면데면해진다.



*MBTI는 16가지 유형으로 나눠 파악하는 심리 검사이며 E는 외향성을 나타내고 I는 내향성을 나타낸다.







나는 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 그래도 이비와 잘 지낼 거로 생각한다. 오늘은 이비와 함께하는 첫째 날에 불과하지만, 나의 일상에는 벌써 변화가 찾아왔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비부터 찾는다. 그리고 내가 밥 먹을 때 이비 밥이나 간식을 함께 챙겨줘야 한다. 무엇보다도 집 안에 고양이 물건이 많아졌다. 여기저기 이비 장난감과 물건이 널브러져 있다. 지저분하거나 어질러져 있는 건 아니지만 이전의 우리 집 모습과는 흡사 다른 풍경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바뀐 게 있다면 음악이다. 나는 작업할 때 음악을 틀어 놓는다. 주로 스타벅스 매장 음악, 디즈니, 픽사 음악이 잔잔하게 집 안에 울려 퍼지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은 고양이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으로 집 안을 가득 채웠다. 중간중간에 고양이가 그르렁 하는 소리도 섞여 있다. 이비가 나름 음악에 흥미를 갖는다. 특히나 그르렁 같은 소리가 나오면 스피커를 쳐다본다.







누군가 집 안에 따뜻한 온기를 채워준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고양이는 소음이 없는 동물이기 때문에 내 옆에 있다가도 잠시 고개를 돌리면 조용히 어딘가로 사라졌을 때가 많다. 어디로 갔는지 알 수는 없지만 어딘가 잘 있는 건 분명하다. 잠시 잊고 있으면 어느새 내 옆에 와 있다.



이비와 함께 할 일주일이 재밌을 것 같다. 친한 친구의 가족인 이비는 우리에게도 가족 같은 존재이다. 일주일간 우리만의 애정을 쌓아 더 가까워질 계기가 될 것 같다.




일러스트레이터 여울(Yeouul)

<빈티지의 위안>, <멜버른의 위안> 저자


Instagram: @yeouulart@yeouul_illustrator

Youtube: 여울아트(Yeouul Art)여울여울

Website: https://yeouul.creatorlink.ne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