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해도 이런 영화는 기분이 좋다 <폴링 포 크리스마스>
2000년대 감성이 묻어나는 기본에 충실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폴링 포 크리스마스폴링 포 크리스마스 Falling for Christmas (2022), 넷플릭스
장르: 코미디/로맨스/멜로
감독: 제닌 다미안
주연: 린제이 로한, 코드 오버스트리트
린제이 로한이 린제이 로한다운 영화로 다시 찾아왔다. 이르지만 11월 중순 넷플릭스에서 화려하게 선보인 폴링 포 크리스마스는 벌써 크리스마스를 설레게 해 주었다.
시에라(린제이 로한)는 다소 까칠한 철없는 상속녀로 나온다. 그녀는 스키 여행 중 사고로 기억을 잃고 아내와 사별 후 힘든 상황에 놓인 제이크(코드 오버스트리트)를 우연히 만난다. 제이크와 딸의 포근한 보살핌 속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내용이다. 클리셰한 영화답게 이밖에 부가하여 설명할 내용이 그다지 없다.
뻔한 스토리의 영화는 매년 쏟아진다. 이런 영화를 보고 나면 그냥 킬링타임용이네! 라며 자동으로 멘트가 입 밖으로 나온다. 이 영화도 역시나 킬링타임용이다. 그렇지만 뭔가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기분이 좋았다. 이런 게 린제이 로한이 주는 매력인가도 생각하게 되었다.
폴링 포 크리스마스2000년대에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매년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쏟아져 나왔다. <로맨틱 홀리데이>, <저스트 프렌드>, <첫 키스만 50번째>,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프로포즈> 등 우리의 추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로코 영화가 있을 거다. 국내에서도 한때는 매년 재밌는 로코 영화가 개봉되었다. <미녀는 괴로워>, <가문의 영광>, <홍반장>, <그녀를 믿지 마세요> 등 대중에게 사랑받은 로코 영화가 많았다.
물론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서사 구조나 뻔한 연출의 영화도 많았지만 나름 인기를 끌었다. 흥행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많다 보니 대중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천방지축의 긍정적인 여주인공과 돈 많고 젠틀한 남주인공이 나오는 영화가 허다했다. 그렇지만 웃음 포인트도 있고 데이트하기에도 아주 적합한 영화여서인지 어느 정도는 대중에게 관심을 받았다.
<폴링 포 크리스마스>는 한때 로코가 흥행했던 2000년대를 떠올리게 해 준 영화이다. 하이틴 영화의 주역이었던 린제이 로한이 출연해서인지 더더욱 그때의 감성이 살아났다.
별거 아니어도 다 함께 웃고 즐길 수 있었던 그때 그 시절의 감성을 떠올리게 해주는 영화였다.
폴링 포 크리스마스영화를 보면서 기분이 좋았던 또 다른 이유는 영화 속에 꾸며진 크리스마스 장식이 너무 이뻤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남주인공은 민박 수준의 오래된 리조트를 운영하는데 신식 리조트나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더 이상 그곳을 찾지 않아 자신이 운영하는 리조트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저렇게 이쁘게 꾸며놓은 곳이 있다면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전체관람가이니 온 가족이 함께 보면서 크리스마스를 미리 설레거나 크리스마스를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 그리고 뭔가 모를 2000년대 감성이 묻어나는 로코 영화이다. 내 생각에는 감독도 그런 느낌을 의도한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NG 장면이 함께 나온다. 90, 00년대에나 자주 볼 법만 장면이다.
<폴링 포 크리스마스>는 별거 아니어도 다 함께 웃고 즐길 수 있었던 그때 그 시절의 감성을 떠올리게 해주는 영화이다. 작은 감동도 있고 적당한 웃음 포인트도 있고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하지는 않았다. 요즘 들어 생각하는 건데 이런 기본에 충실한 영화가 더 만들기 어렵다고 본다. 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그래도 이런 감성의 영화를 찾는 이유는 이것이 주는 기분 좋은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맛집도 좋지만 가끔은 가장 기본에 충실한 동네 백반집이 당기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일러스트레이터 여울(Yeouul)
<빈티지의 위안>, <멜버른의 위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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