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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 Yeouul Aug 21. 2020

[넷플릭스 영화] 레지스탕스 뱅커(2018) 리뷰

다소 담백하지만 사실에 기반한 한 은행가의 영웅적 이야기

레지스탕스 뱅커 The Resistance Banker(2018), 넷플릭스



레지스탕스 뱅커 The Resistance Banker(2018), 넷플릭스 오리지널

The Resistance Banker, Bankier van het Verzet

장르: 전쟁/드라마, 네덜란드 영화, 실화 바탕

감독: 요람 뤼르센

주연: 바리 아츠마,  제이콥 데르위그,  피에르 보크마,  포켈린 아우어커크,  레이먼드 티리



  만약 영화를 보기 전이라면 꼭 이 글을 읽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영화의 배경을 이해하지 않고 보면 보는 내내 영화의 내용만을 쫓아가기 바쁘기 때문에 캐릭터와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펴볼 겨를이 없을 것입니다. 아래의 내용을 읽고 본다면 좀 더 깊이 있는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저는 전문가가 아니며 영화의 이해를 돕기 위해 조사를 해서 쓴 글이니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댓글 남겨 주세요.


[레지스탕스의 의미]

  일단 영화 제목부터 살피고 넘어가겠습니다. '레지스탕스 뱅커'에서 뱅커는 은행가를 뜻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겠지만 '레지스탕스'의 의미는 잘 모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레지스탕스(프랑스어: La Résistance)는 프랑스어로 ‘저항’이라는 뜻으로, 넓은 의미로는 점령군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 행위를 일컫는다. 좁은 의미로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대한 프랑스 시민들의 저항운동을 의미한다. [출처: 위키백과]


[영화의 배경]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중 1942~1945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1차 세계대전으로 프랑스에 패배한 독일은 베르사유 조약을 맺어 엄청난 전쟁 배상금으로 경제위기 초래하게 됩니다. 히틀러가 집권을 맡으면서 재무장을 하여 다시 프랑스를 공격할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독일은 먼저 폴란드를 침략하고 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를 침략한 후 프랑스 파리를 점령하게 됩니다. 엄청난 속도로 유럽의 일부 국가들을 점령하고 독일 군대는 막대한 세력을 가지게 됩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된 네덜란드 또한 독일군에게 점령되고 이에 맞선 저항 세력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저항 운동을 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자금이 필요했고 비밀리의 자금을 운용하여 지원해준 은행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레지스탕스 뱅커, 2018


[영화의 줄거리]

  독일에 점령된 네덜란드를 배경으로 레지스탕스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비밀리의 자금을 운영하여 저항 운동을 지속할 수 있게 도와준 네덜란드의 한 은행가의 실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과 그의 형인 두 판 할 형제는 금융인으로서 그 전문지식을 활용하여 거액의 약속 어음을 위조하여 나치 치하에 있던 철도 파업을 도모합니다. 그렇게 자금을 마련하여 저항 운동을 할 수 있게 레지스탕스에 지속적으로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주며 스스로를 희생한 한 인물의 영웅적인 이야기입니다.


레지스탕스 뱅커 The Resistance Banker(2018), 넷플릭스


[영화 리뷰]

  솔직히 영화 초반에는 역사적 배경과 저에겐 다소 어려운 화폐 운용을 이해기에만 급급 했습니다. 일단 '길더'라는 네덜란드 화폐 단위도 너무 낯설었고 그에 따른 금액도 가늠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게 될 쯤부터 영화의 서사적 구조가 조금의 긴박한 형태를 구성해가며 영화에 긴장감을 더해주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물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너무 과도하게 이 인물을 영웅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배경에 녹아내리게 한 점이 좋았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역사적 배경이 많이 부각되지 않아 이 영화만 놓고 본다면 다소 긴박감이나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일제 식민지 배경의 한국 영화를 본다면 그 역사적 내용을 자세히 서술하지 않아도 공감하고 볼 수 있지만 이 배경을 잘 모르는 외국인이 본다면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네덜란드인을 위한 영화다 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보면서 문득문득 우리나라의 역사와도 많이 겹쳐져 공감하며 볼 수 있었습니다.


전쟁과 식민지를 겪은 모든 나라에는 각자가 기억하는 아픔과 감동이 모두 다 존재



  독일군에 저항하는 영웅적인 인물이 있는 반면 독일군 편에 서서 네덜란드인을 무차별적으로 핍박하는 네덜란드인도 있었습니다. 전쟁과 식민지를 겪은 모든 나라에는 각자가 기억하는 아픔과 감동이 모두 다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이 영화에서 좋았던 것은 사실에 집중하며 신파적 성향으로 감정의 굴곡선을 만들어 내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가끔 이런 실화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영화들은 보면 긴박한 상황에 감정을 고조시키기 위해 감동적인 이야기를 자아낼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지금 저럴 시간이 있나 하며 감정의 고조선이 무너질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한 시대의 큰 영향력을 준 영웅적인 인물의 내용이라 하기엔 조금 담백한 영화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잔잔함이 우리의 역사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게 해 주며 우리가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할 사실들이 우리가 모르지만 많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과거 유럽의 역사와 우리나라의 역사를 생각하며 엔딩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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