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도 연습
우리는 생각이 너무 많아도, 생각이 너무 없어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백만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여러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는 생각이 너무 많아. 일단 일어난 일에만 집중을 해봐" 그러는 반면 현실에만 깊이 집중을 하며 굳이 일어나지 않은 일에 오만가지 생각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너는 걱정 안 해? 그래도 생각을 좀 해야 돼"
우리가 생각을 하는 이유는 일어날 일에 대한 우려와 동시에 조금 더 윤택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이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사실 생각대로 뭐든 일이 이뤄지진 않지만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성과가 있었다고 자신을 위로함과 동시에 칭찬합니다. 생각이라는 행위를 한다는 것은 결코 생각대로 안될 경우가 있음을 전제로 깔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같은 알고리즘을 반복하고 또 반복합니다. 저는 사실 생각을 많이 하는 성향이었습니다. 친구들을 만날 때도 친구 한 명 한 명의 성향에 따라 미리 앞서 복잡한 상황 구조를 만들어 내며 미리 걱정하곤 했습니다. 앞서 걱정하는 저와는 달리 태연하게 있는 친구들을 보면 더 답답해서 또 다른 복잡한 경우의 수를 늘어놓으며 태연한 친구들을 설득하려고도 했습니다. 사실 이 중에 맞는 경우는 50대 50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제가 맞는 경우도 있었지만 태연한 친구들의 태도와 생각이 맞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제가 맞는 경우만 늘어놓고 본다면 제 생각이 맞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객관적 관점에서 본다면 결국 반반의 결과였습니다. 그래서 사실 생각이 너무 많은 것도 생각이 너무 없는 것도 결국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황들을 겪으며 경우에 따라 생각을 더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판단력이 생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선 생각을 놓아 버리곤 합니다. 제가 우려했던 다양한 경우의 수들이 거의 맞지 않았던 과거의 결과들을 인정해 버렸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젠 상황에 따라 때론 생각을 더하기도 생각을 놓아버리기도 합니다.
생각대로 되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생각을 하지만 결국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결과들 때문에 또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알고리즘에 갇혀 자신을 옭아매지만 않는다면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이 세상 속에서 생각하며 미래를 예행하면서 조금 더 경쾌한 삶을 만들어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