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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산타를 만나다!

아홉 살. 그해 12월 25일에 알게 된 산타클로스의 진실은?!

by 여울LEE


펑펑 휘날리는 하얀 눈이
온 세상을 포근히 감싸주는
12월 25일이면

선물을 가득 실은 썰매와
산타 할아버지가 나타난다죠?
/



[ © 여울LEE / 산타 할아버지에게 쓴 소원 편지 ]



매년 12월 25일이면 전 세계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행복한 웃음이

따뜻하게 피어난다.


나도 어릴 적, 크리스마스가 되기 한 달 전부터

“산타 할아버지는 언제 와요? 아직도 멀었어요?”

라며 부모님을 꽤나 귀찮게 했던 추억들이 있다.


우리 집은 아파트 내에서도 크리스마스트리를

일찍 꺼내는 편에 속했고, 베란다에 반짝이는

전구들이 까만 밤하늘을 배경 삼아

더욱 영롱하게 아름다운 빛을 뿜어냈었다.


나는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 “착한 아이”

더욱 강력한 시동을 걸었었다.

산타 할아버지가 날 지나치지 않고, 내가 원하는

선물을 갖다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한 달 가까이 집안일과 부모님의 심부름,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기 등. 착한 아이에 걸맞은

모습을 갖추고 있었지만, 혹시나 산타 할아버지가

“어이쿠! 깜빡했네!” 하며 우리 집을 지나갈까

내심 어린 마음 한편에 걱정이 꽉 차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산타 할아버지가 더욱 잘 볼 수 있게,

내 소원 편지를 창문에 붙여놔야겠다!‘


그리고 종이에 매직과 크레파스를 들고 와

멀리서도 잘 보이게 큼직큼직한 글자들로

소원을 써 내려갔다.


산타 할아버지가 보기 편하게

글자도 거꾸로 쓴 소원 편지.


‘이제 이 편지가 내 소원을 더욱 잘 전해줄 거야.

산타 할아버지도 잊지 않고 잘 찾아오겠지!‘


그렇게 밤늦게까지

산타 할아버지가 오는 길 위로

내 희망을 별들 품에 가득 안겨줬었다.

.

.


[ © 여울LEE / 크리스마스, 행복한 기다림 ]



[ © 여울LEE / 장롱 옆에 숨겨진 산타의 비밀 ]



여느 날과 다를 것 없이, 친구들과 신나게 시간을

보내고 집에 들어왔지만. 어머니의 그림자

보이지 않아 이상하게 여겨졌었다.


원래 같으면, 어머니는 그때쯤 놀다 온

나를 반겨주며 맛있는 간식을 내어주기 위해

부엌으로 향했을 시간이니 말이다.


‘엄마가 없나 봐.‘라고 생각하며 무의식 중에

그래도 왠지 어머니가 집에 있을 것 같아서,

안방 문을 천천히 열어봤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내가 들어온 지 모른 채.

안방 큰 장롱 옆에 포장지로 덮인 어떤 종이상자를

구석에 넣고 있었다.


난 그때 살짝 감이 왔었다.

‘저 포장지인 종이상자가, 크리스마스에

엄마 손에서 내 손으로 건너온다면.

산타는 엄마야.‘라고 말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일찍 부를 만큼

기다리고 기다렸던, 산타 할아버지의 정체가

과연 무엇이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가는

시간들이 아주 빠르게 휙휙 지나가고 있었다.

.

.



[ © 여울LEE / 엄마, 아니 산타클로스를 만나다! ]



대망의 12월 25일. 해가 밝은 아침.

집 안 가득 울리는 행복한 크리스마스 캐럴.


부모님은 잠들어 있던 나를 깨우며

“얼른 일어나 봐. 산타 할아버지가 여울LEE에게

선물을 주고 갔어! “ 라며 말했다.


나는 잠결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지만

헐레벌떡 일어나 우선 벽에 걸어뒀던

양말 안에 어떤 게 들어 있는지 확인했다.


달콤하게 맛있어 보이는 사탕과 간식들을

보고 난 뒤 나는 부모님을 향해 물음표를 던졌다.


“선물 상자는 어디 있어요? 정말 저 자는 동안

산타 할아버지가 왔다가 슝- 날아갔어요? “


나의 물음에 부모님은

“두 눈 감고 잠시 기다려 보겠니?라고 말해왔다.


난 넘쳐나는 설렘을 끌어안고

얌전히 거실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뒤 부모님이 눈을 떠보라며 내게 말했고,

내 손 위에 올려져 있는 건. 다름 아닌


그날, 그때 내가 봤었던 장롱 옆 구석에

숨겨져 있었던 포장 박스였다.



나는 산타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된 것을

굳이 말하지 않았지만.


그 해 크리스마스 때 만났던 “진짜 산타”

온기 가득 모아 따뜻하게 안아줬었다.



“감사해요.

사랑해요.

나의 산타.”

.

.




/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네요:)

이번 내용은 제가 아홉 살이던 그 해
크리스마스날 알게 된 산타클로스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저는 조금 빠르게 산타의 진실을 알게 되었었지만,

아직까지도 여전히 ‘산타는 존재한다’라고

믿고 있답니다. 동심이 잘 지켜지고 있나 봅니다.


이제 다가올 올해의 크리스마스는 어떤

풍경일까요? 그리고 우리 곁에 알게 모르게

왔다 가는 산타 할아버지는 지금쯤 어디에서

오고 있을까요? ٩| ര ‿ ര | ෆ̇ ෆ̇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서도

행복한 크리스마스 맞이하길 바라며.



함께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려 볼까요? ʕ¨̮ʔ!







[ 오늘의 삽화 ] 크리스마스, 산타를 만나다!

© 여울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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