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그때 무척 외로웠다..

화려한 싱글? 골드미스로 살아가기..

by 빛나는 새벽맘

골드미스의 정의.

골드미스.PNG

나는 골드미스였다. 30대부터 골드미스라 정의한다면, 대학을 졸업하고 30세 당시 4천만 원 이상의 연봉을 받고, 이미 직장생활 7년 차였던 나는 전체 자산규모가 8천만 원 이상이 되는 골드미스 조건에 딱 들어맞는 싱글여성이었다.


골드미스라는 어감이 주는 화려한 이미지.. 나도 그랬을까..? 나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지인들이 현실 결혼생활과 육아에 시 달리는 동안 여유롭게 여행을 다녔고, 나를 꾸미는데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골드미스라면 당연히 자기 관리는 기본이니 피트니스센터는 항상 등록되어있어 요가, 수영, PT에 등산, 벨리댄스, 인라인 등 취미생활도 다양하게 누렸다. 아니 시도했다는 게 맞다. 이 중에서 내가 온전하게 누렸던 게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본다면 말이다..


소개팅도 참 많이 했다. 그러나 정말 열정을 쏟을만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제대로 된 연애를 못하다 보니 여러 명의 남자를 만났을 뿐, 결코 화려한 연애를 해서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겉으로 드러난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나를 골드미스라 했다. 인생 즐기며 사는 내가 부럽 다했다..



어느 날 꿈을 꿨다. 악몽이었다.

결혼하고 첫째가 두 살 되던 해였다.

꿈에서 나는 싱글로 돌아가 있었다. 골드미스의 그 시절로.

남자 친구와 헤어지는 꿈이었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 가슴 아파하는 꿈이 아니라..

'또 새로운 남자를 찾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거야?!' 하며 끔찍해하는 꿈이었다..

그렇게 잠에서 깨었는데 내 옆엔 천사 같은 내 딸이 쌔근쌔근 자고 있었고, "왜? 꿈꿨어?"하고 물어주는 신랑도 있었다.

안도가 되었다. 꿈이어서 너무 다행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그 시절을 지독히도 외로워했다는 사실을.


사람들의 시선에 38세까지 결혼도 안 하고 있던 나는 '멀쩡해 보이는데 혹시 무슨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닌지?' 의심받기 일쑤였고, 그런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 나는 나의 시간을 바쁘게 써야만 했다. 나를 사랑하는데 쓸 시간도 없다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그래서 새벽에 수영을 다녔고, 퇴근 후엔 요가와 사우나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주말엔 늘어지게 잠만 잤단 소리 하기 싫어서 꾸밀 수 있을 만큼 꾸며서 남자를 만났고, 만날 사람이 없을 때를 대비해 주말엔 주말반이란 명목으로 하루 종일 진행되는 강좌에 참여했다. 일 년에 20 일가량 되는 휴가를 대부분 여행하는데 썼다. 그땐 그게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 나는 둘째를 낳고 육아휴직 중이다. 작년부터 이어진 코로나로 올해 5살인 첫째와 함께 두 아이를 집에서 돌보고 있다. 새벽시간 외엔 내 시간이라곤 하나도 없는 이런 생활.. 무척 피곤하다.. 때론 나를 제발 내버려 두라고 소리치고 싶은 순간도 있다.(사실은 자주..)


마음껏 놀고, 먹고, 자고, 누렸던 그때 그 시절, 골드미스였던 그 시절이 가끔 부러울 만도 한데.. 신기하게도 그렇지 않다. 하루 종일 밥도 내 맘대로 못 먹고, 치워도 치워도 지저분한 집 꼬락서니에 스트레스를 받을지언정.. 화려했지만 사실은 지독히도 외로웠던 그때보다 내 다리 양쪽으로 매달려 있는 아이들을 떼어내며 안아줄 수 있는 지금이 천만 배 더 행복하다!


화려했지만 외로웠던 그때보다, 지극히 소박하지만 따뜻한 지금이 훨씬 좋은 나는.. 골드미스이기보다 엄마가 체질인 사람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