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고맙다. 용서해주렴.
아토피로 고생하는 너를 보며
네 앞에서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못난 엄마를 용서하렴.
네가 좋아하는 우유까지 중단시켜
연신 “엄마 미워!”를 외쳐대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엄마를 용서하렴.
자다가 긁어대는 소리에
밤새 네 팔을 붙잡고 씨름을 하는
매정한 엄마를 용서하렴.
울며 안아달라는 네게
“얼굴은 엄마 옷에, 몸에 접촉하면 안 돼!”
조건을 붙이는 냉정한 엄마를 용서하렴.
건조해 붉게 달아올라 각질까지 일어난 네 얼굴에
도움이라도 될까 시원한 크림을 발라줄 때마다
따갑다고 울어대는 너를 보며
엄마 마음도 찢어져 같이 운다.
네 덕분에 이 세상의 모든 것에 감사함을 깨닫게 되었는데
왜 약을 먹어도, 연고를 발라도
네 아토피는 좋아지지 않는 건지
의미 없는 원망을 하는 모자란 엄마를 용서하렴.
이렇게 못나고 모자란 엄마인데도
퇴근 후 도어록 버튼 소리만 들려도
달려와 현관 앞에 서서
“엄마 보고 싶었어~!!!”
말하며 신나게 방방 뛰는 네 모습에
항상 감사하다.
“엄마~ 내 말 잘 들으면 비타민 줄게요~”
“나도 엄마처럼 예쁘게 화장하고 싶은데~”
신데렐라 놀이에 빠져 나를 새엄마라 부르고,
내가 새엄마가 되어 “신데렐라~!”하고 부르면
“네. 어머니”라고 대답하는 귀여운 네 모습에
세상 스트레스가 사르르 다 녹는다.
살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순수하고 꾸밈없는, 아낌없이 주는
사랑을 받아본 적이 있던가..!
이렇게 큰 사랑을 넘치게 표현해주는 네게
엄마는 늘 감사하단다.
세 살, 지금은 온 우주가 엄마인 네가
엄마 곁에 있어줘서
참으로 감사하고 감사하다.
나중에 네가 잘 자라 예쁜 아가씨가 되어
엄마가 보낸 “사랑해, 우리 딸~”이란 메시지에
쿨하게 “ㅇㅇ”이라는 답장만 보내도
절대 서운해하지 않을게.
지금, 온 우주가 엄마인 세 살의 네가
엄마 곁에 있어줬으니까.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 어떤 말보다도 넘치도록 사랑한다.
엄마 곁에 와줘서, 엄마랑 함께 해줘서
고맙고 고맙다.
사랑한다. 내 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