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나는 새벽맘 Sep 06. 2022

지금, 엄마가 온 우주인 내 딸에게

사랑한다. 고맙다. 용서해주렴.

아토피로 고생하는 너를 보며

네 앞에서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못난 엄마를 용서하렴.


네가 좋아하는 우유까지 중단시켜

연신 “엄마 미워!”를 외쳐대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엄마를 용서하렴.


자다가 긁어대는 소리에

밤새 네 팔을 붙잡고 씨름을 하는

매정한 엄마를 용서하렴.


울며 안아달라는 네게

“얼굴은 엄마 옷에, 몸에 접촉하면 안 돼!”

조건을 붙이는 냉정한 엄마를 용서하렴.


건조해 붉게 달아올라 각질까지 일어난 네 얼굴에

도움이라도 될까 시원한 크림을 발라줄 때마다

따갑다고 울어대는 너를 보며

엄마 마음도 찢어져 같이 운다.


네 덕분에 이 세상의 모든 것에 감사함을 깨닫게 되었는데

왜 약을 먹어도, 연고를 발라도

네 아토피는 좋아지지 않는 건지

의미 없는 원망을 하는 모자란 엄마를 용서하렴.


이렇게 못나고 모자란 엄마인데도

퇴근 후 도어록 버튼 소리만 들려도

달려와 현관 앞에 서서

“엄마 보고 싶었어~!!!”

말하며 신나게 방방 뛰는 네 모습에

항상 감사하다.


“엄마~ 내 말 잘 들으면 비타민 줄게요~”

나도 엄마처럼 예쁘게  화장하고 싶은데~”

신데렐라 놀이에 빠져 나를 새엄마라 부르고,

내가 새엄마가 되어 “신데렐라~!”하고 부르면

. 어머니라고 대답하는 귀여운  모습에 

세상 스트레스가 사르르 다 녹는다.


살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순수하고 꾸밈없는, 아낌없이 주는

사랑을 받아본 적이 있던가..!

이렇게 큰 사랑을 넘치게 표현해주는 네게

엄마는 늘 감사하단다.


세 살, 지금은 온 우주가 엄마인 네가

엄마 곁에 있어줘서

참으로 감사하고 감사하다.


나중에 네가 잘 자라 예쁜 아가씨가 되어

엄마가 보낸 “사랑해, 우리 딸~”이란 메시지에

쿨하게 “ㅇㅇ”이라는 답장만 보내도

절대 서운해하지 않을게.


지금, 온 우주가 엄마인 세 살의 네가

엄마 곁에 있어줬으니까.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 어떤 말보다도 넘치도록 사랑한다.

엄마 곁에 와줘서, 엄마랑 함께 해줘서

고맙고 고맙다.

사랑한다. 내 딸아.



작가의 이전글 엄마, 나랑 같이 죽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