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미루는 책임

by 안강

중학생이 될 무렵,

애완동물을 미치도록 키우고 싶었다.

고양이든 강아지든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그 귀여운 생물체들은

나를 설레게 만들기 충분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키우지는 못했다.

누가 밥을 주고,

씻기고, 산책시키며,

보살펴 줄 것인가.

항상 책임을 들먹이며

안 된다고만 하셨다.

나는 그 말이

그저 변명처럼만 들렸다.

그냥 돈이 많이 들어서,

그냥 동물이 싫어서,

그래서 싫었나 보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앞에서 500원에 팔던

병아리 한 마리를 데려왔다.

열심히 밥도 주고

배설물도 치워주었으나,

작은 병아리는 오래 살지 못했다.

함께 살았던 시간이

길었던 것도 아니었다만

나는 눈물이 흘렀다.

그 눈물 속에는 책임감이,

내가 죽였다는

죄책감이 담겨 있었다.

처음부터 시작도 안 했다면

내 손에는 죽음이

들려있지는 않으리라.

그래서 나는 책임을 싫어한다.

누군가를 이끌지는 못하고

그저 도움만 주는 삶.

나는 책임을 양보한다.

이전 11화#11. 익숙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