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성인이 되었을 무렵,
꾸었던 꿈이 하나 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꿈은
나를 이해하게 만들었다.
사람이 많은 번화가,
그 속에 있는 고층 아파트.
그곳에서 알몸으로
나의 꿈은 시작되었다.
나는 한 가지 목표를 두고
그곳에 도달하고자 노력했다.
그곳이 우리 집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난 그곳을 향해 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알몸인 나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야만 했고,
열심히 도망쳤다.
계단으로 올라가니
문을 열고 나서는 사람들.
이 많은 사람들을 피해서
집으로 돌아가기엔
너무나도 두려웠다.
결국 어디에도 가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다가, 지하 깊은 곳에서
웅크리고 앉았다.
그 어떤 악몽보다
이 꿈이 나에게는
가장 힘들고 끔찍한 악몽이었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는 안도했으나
이내, 나를 이해하였다.
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 수 없는
존재다.
내 본모습을,
내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웠다.
나를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한 나는,
결국 사람들을 피해 다닌다.
알몸을 보일 수 없기에,
나를 보호하기 위해
옷을 껴입어 본다.
옷을 입은 나는
비로소 당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