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나체

by 안강

막 성인이 되었을 무렵,

꾸었던 꿈이 하나 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꿈은

나를 이해하게 만들었다.

사람이 많은 번화가,

그 속에 있는 고층 아파트.

그곳에서 알몸으로

나의 꿈은 시작되었다.

나는 한 가지 목표를 두고

그곳에 도달하고자 노력했다.

그곳이 우리 집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난 그곳을 향해 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알몸인 나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야만 했고,

열심히 도망쳤다.

계단으로 올라가니

문을 열고 나서는 사람들.

이 많은 사람들을 피해서

집으로 돌아가기엔

너무나도 두려웠다.

결국 어디에도 가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다가, 지하 깊은 곳에서

웅크리고 앉았다.

그 어떤 악몽보다

이 꿈이 나에게는

가장 힘들고 끔찍한 악몽이었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는 안도했으나

이내, 나를 이해하였다.

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 수 없는

존재다.

내 본모습을,

내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웠다.

나를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한 나는,

결국 사람들을 피해 다닌다.

알몸을 보일 수 없기에,

나를 보호하기 위해

옷을 껴입어 본다.

옷을 입은 나는

비로소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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