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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리 Apr 12. 2021

엄마가 한 편 끄적여봤어

친정엄마가 쓴 시 두 편

오랜 인연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문득

외로움이 가슴을 저며온다


일상에서 겪는 일들을

수다로 풀어내면서도

미처

다 녹아들 수 없는 이야기들이

마음 한 구석에

점점이 쌓여간다


반갑고 그리웁지만

기대하고

시간을 만들어냈지만


돌아오는 길은

왜 이리 허전하고 쓸쓸할까


내 영원한 친구는

오랜 나의 벗

외로움이다





산길

구비구비


모퉁이를

돌 때마다


무리 진

벚꽃들이


햇살 가득

화사하다


와아

와아

절로 탄성 지르며


내게로 몰려드는

4월의 눈부심이여


고개 들어

하늘 보니


파아란 하늘 가득

벚꽃들의 천국이다




67세 친정엄마가 쓴 시 두 편.

며칠 전 엄마가 문자로 보내왔다.

"엄마가 시 한 편 끄적여봤어."

.

.

책 좋아하고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엄마를 나는 닮았구나, 다시금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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