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제 아무리 꿈이나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행복한 인생을 보냈다 하더라도, 바위에 맞아 몸이 박살 난다고 해도 똑같다.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どんなに夢や希望を持っていても幸福な人生を送ることができたとしても 岩で体を打ち砕かれても同じだ 人はいずれ死ぬ
그렇다면 인생에 의미란 없는 건가? 애초에 태어난 것에도 의미가 없었던 건가?
ならば人生には意味が無いのか?そもそも生まれてきたことに意味は無かったのか?
죽은 동료도 그런 건가? 그 병사들도... 무의미했던 건가?
死んだ仲間もそうなのか? あの兵士達も··· 無意味だったのか?
아니, 그렇지 않다! 그 병사들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들이다.
いや違う! あの兵士に意味を与えるのは我々だ
용맹한 죽은 자들을! 가여운 죽은 자들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산 자인 우리들이다!
あの勇敢な死者を! 哀れな死者を! 想うことができるのは 生者である我々だ!
우리들은 여기서 죽고! 다음 산 자들에게 그 의미를 맡긴다!
我々はここで死に 次の生者に意味を託す!
그것만이 이 잔혹한 세계에 저항할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それこそ唯一! この残酷な世界に抗う術なのだ!
병사여 분노하라! 병사여 외쳐라! 병사여 싸워라!
兵士よ怒れ 兵士よ叫べ ! 兵士よ! 戦え!
- 진격의 거인
최근에 진격의 거인을 정주행 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답게, 캐릭터 저마다의 입체성과 뛰어난 스토리, 연출에 압도될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 리바이를 가장 좋아하지만, 엘빈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특히 엘빈의 위 대사를 볼 때마다, 특별하게 생각나는 이들이 있다.
대학생 때 만났던 에티오피아의 6.25전 참전용사들이다. 이들의 존재를 알게 된 건 우연히 봤던 한 다큐멘터리였다. 에티오피아는 6.25 전쟁 때 지상군을 파병시킨 유일한 아프리카 국가이다. 당시 황제였던 셀라시에 황제가 한국을 도와주기 위해 약 3,000명의 에티오피아 군대를 한국에 파병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뒤, 에티오피아 내 군사 쿠데타로 사회주의 독재 정권으로 바뀌면서 6.25전 참전용사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을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민족 반역자라는 오명을 쓰고 정치경제적인 핍박에 시달렸다.
지금 생각해 봐도 비상식적인 일이고 너무 화가 난다. 그렇지만 슬프게도 현실에는 비상식적인 일이 너무 많다.
당시 살아계신 참전용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존경과 감사함을 표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그 분들이 영정사진도 없이 장례를 치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가족사진을 찍어 드리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고맙게도 함께 뜻을 모아준 7명의 친구들과 함께, 여름 방학 때 에티오피아로 약 2주간 떠났다. 약 100 가구에 달하는 참전용사분들의 가족사진을 촬영하고 앨범에 담아 선물했다.
위 사진은 그 2주 간의 시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궁핍하게 살고 계신 참전용사분들도 많았지만, 이 곳은 다른 집과 비교도 안 되게 한눈에 봐도 열악한 곳이었다.
엉성하게 집의 모양새를 띄고는 있었지만 비가 오니 물이 뚝뚝 다 샜고, 테이프로 막은 구멍은 뜯어져 바람이 숭숭 샜다. 집 안에는 비닐로 덮인 낡은 침대가 하나 있었다. 아마도 비가 새니 임시방편으로 비닐을 덮은 듯 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슬펐던 건, 가족은 물론이고 오랫동안 누구도 방문하지 않은 듯차갑고 무겁게 내려앉은 공기였다. 문에 들어서자마자 눈물이 차올랐지만 애써 눈물을 참으면서 집에 들어섰다.
무거운 공기와는 달리 참전용사는 말끔한 정장 차림에 넥타이까지 매고 밝은 표정으로 우리를 맞아주셨다. 삶의 고단한 흔적이 피부에서 고스란히 느껴졌지만, 눈빛만은 용맹한 맹수처럼 살아있었다.
촬영을 마치고 짤막한 인터뷰를 했는데, 다른 참전용사분들과 달리 그는 에티오피아 정부를 원망하거나 과거를 후회하지 않았다. 물론 다른 참전용사분들이 잘못 됐다는 말이 아니다. 감히 겪어보지 않고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는 그저 이렇게 말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그리고는 한 명 한 명 손을 잡으며 연신 고맙다고 했다. 에티오피아와 한국은 피로 맺어진 형제의 국가라면서 말이다.
그를 보면서, 인생에 의미란 뭘까 다시금 생각한다. 20대 초반에 나는 어차피 인간은 언젠가 죽으니, 애초에 태어난 것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믿는 방식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싶다. 그게 설령 지금은 무의미하고 비효율적인 일처럼 보이더라도 말이다.
진격의 거인을 볼 때면 특별히 그들이 생각난다.
용맹했던 그들을, 특별한 그들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