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마음 챙김

by 예림 RINA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비슷하다.
여러 가지 형태의 여러 가지 크기의 구름.
그것들은 왔다가 사라진다.

그렇지만 하늘은 어디까지나 하늘 그대로 있다.
구름은 그저 지나가는 나그네에 불과하다.
그것은 스쳐 지나서 사라져 갈 뿐이다.

그리고 하늘만이 남는다.
하늘이란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실체인 동시에 실체가 아닌 것이다.
우리는 그와 같은 넓고 아득한 그릇이 존재하는 모습을 그저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내가 생각하는 가장 건강한 상태는 생각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상태다. 심리학적 용어로는 ‘디스턴싱‘이라고도 한다. 여러 가지 형태의 구름처럼 임의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에서 잠시 거리를 두고, 어디까지나 그대로 존재하는 하늘 같은 ‘나‘를 인식하는 것이다.


나는 요즘 요가를 통해 이 과정을 느끼고 있다. 하루키는 달리기를 하면서 느낀 거 같다. 요가를 하면, 호흡과 동작을 하면서 몸의 섬세한 감각과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허벅지 뒤 쪽의 뻣뻣한 긴장감이 천천히 완화되는 것을 느끼고, 옆구리를 길게 늘이면서 몸이 천천히 이완되는 걸 느낀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머릿속에 가득했던 복잡한 생각들이 시냇물에 떠 내려가는 생각 상자들로 바뀌고, 나는 그것들을 조용히 관찰하는 관찰자가 된다. 하루키가 말했듯이, 어떤 심란한 걱정들도 지나가는 나그네처럼 흘려보내주고 그저 존재하는 나를 만난다. 나는 이 과정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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