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에 취해 계신가요?

by 예림 RINA


진격의 거인 이 대사를 아시나요?

제가 참 좋아하는 애니인데요.

요즘에 우연히 이 글이 알고리즘에 떴길래 보게 됐는데, 생각이 많아지는 말이었어요.

요즘 제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질문은 “난 뭐에 취해있나?” 라는 것입니다. 정확히는 뭐에 취하고 싶냐는 것인데요.

그게 무슨 말이냐. 왜 취해 있어야만 하는거냐.

라고 물으신다면

위 진격거 대사처럼 저는 취하지 않고는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버티기 어려워하는 사람인 거 같습니다.​


보들레르의 표현을 빌리자면

- 내 어깨를 무너지게 해서 땅쪽으로 꼬부라지게 하는 가증스러운 시간의 무게를 느끼지 않게 하기위해서는 끊임없이 취해있어야 한다.

대충 이런 말입니다. 뭔말인지 아시겠죠?

저는 이따금씩 (주로 2년에 한 번 주기로) 취할 대상을 찾는 거 같습니다.

때로는 일에서, 때로는 연애에서, 때로는 취미에서

나름의 취할 대상을 찾아왔고 그 시도마다 큰 터닝 포인트가 되어 왔어요.

신기하게도 매번 숙취가 깰 즈음이면 다음 취할 대상을 찾고 싶더라고요.

제가 우울한 시기가 있다면 이 취할 대상이 부재한 시기인 거 같습니다.

인생에 더 궁금한 게 없고, 재미가 없다고 느껴지는 시기요.

저는 호기심이 참 많은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이 호기심을 도통 어디다가 써야할지 모르겠을 때, 그럴 때는 인생의 의미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ㅋㅋ

그냥 술에 취하는게 가장 빠르지 않냐?

맞습니다.

가장 직접적이고 단기적인건 술 또는 약, 또는 남자겠지요.

그러나 취해 있는 그 순간 뿐만 아니라,

깨고 나서도 충만한 기분을 느끼고 싶은 저는 위의 방법들이 그렇게 효과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단기적인 것들은 항상 단기적인 기쁨밖에 주지 못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체득하기도 했구요.

그럼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전 뭐에 취하고 싶은걸까요?

글쎄요.

‘내가 이상으로 그리는 나의 모습에 다가가는 과정’

자체에 취하고 싶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를테면 제가 가장 최근에 가장 열심히 한건 영어공부인데요.

영어로 멋있게 업무하는 제 모습을 상상하니까 너무 간지 나는거에요. 그래서 매일 퇴근하고 집 와서 2시간씩 챗지피티랑 영어 공부하곤 했어요.

근데 한 한달 정도 하니까 좀 질리더라고요.

끈기는 좀 부족한 거 같습니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특별히 취할 것을 찾으셨는지, 찾으셨다면 그게 얼마나 오래 지속되시는지,

혹은 왜 굳이 취할 걸 찾냐 피곤하게. 그냥 살지. 하는 분이 계실 수도 있겠네요.

글을 쓰다보니 저는 제가 그리는 이상에 다가가고자 하는 욕망이 제 호기심과 귀찮음을 압도할 정도로 좋지 않다면 굳이 시도하지 않는 사람인 거 같네요.

그런 점에서 영어를 짱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저의 욕망도 사실은 적당한 욕망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너무 합리화인가요? 하하하.

어떤 것을 미친 듯이 욕망했던 것이 언제였는지 싶습니다.

여러분은 미친 듯이 욕망한 게 있으셨나요?

있으셨다면 무엇이고, 왜 그러한지 궁금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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