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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린 Feb 02. 2019

일상적 의례의 존엄

매일매일 대접받기

현대 사회는 우리가 잘살건 못살건 배웠건 못 배웠건 모두 사람으로서 평등하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우리를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대접이다.
_사람, 장소, 환대/김현경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이 있다. 누군가를 처음 마주하였을 때, 다양함을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처음의 방식은 '인사'이다.  나는 지금 우간다에 머물고 있다. 이제 한 달이 지났다. 이곳에서 나는 아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데, 우리가 서로를 처음 마주하는 방식은 아주 다양하다.


누군가는 나를 만나면 두 팔을 벌려 허그를 해준다.
누군가는 나에게 인사를 해도 되나, 안되나 눈치를 보기도 한다. 
누군가는 참으로 가까워, 눈웃음으로 인사를 대신하기도 한다.

때로는 밥 먹었냐는 물음, 별 일 없냐는 질문으로 다가가기도 한다.


그런데, '처음' 마주한 사람과 어떻게 인사하는지는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 지를 극명히 드러내 주는데,
누군가는, 내가 누구입니다-, 반가워요, 하고 살뜰히 인사를 걸어오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는, 내가 누구다!! 하고 인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
또 누구는, 내가 누군지 알아~ 하면서 인사를 하는 사람도 있고,
또 누구는, 너는 누구냐, 하고 인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
또 누구는, 나한테 와서 인사하거라, 하는 사람도 있다.


기독교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존엄하다고 선언한다. 인간의 몸을 입고 땅을 온 '신'이 그 사실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단 한 사람이 소중하다고 그렇게 선언한다.


하지만, 우리를 존엄한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그런 말이 아니라,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대접이다. 인간의 존엄은 일상의 의례를 통해 실제 할 수 있다.


사진, 정답게 인사를 나누는 세상에 태어난 지 이제 1년이 남짓한 생생한 생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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