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는 타겟의 정서를 매체로 활용해 감정을 배로 증폭시킨 프로모션
지수, 지영, 지민에게 삼행시로 지어진 편지를 보냈던 디지털 숏폼 크리에이티브와 함께 캠페인 메시지를 보다 다양한 곳에서 노출시키기 위해 처음으로 버스 윈도우 프로모션을 시도했다. 옥외 매체를 직접 실행하는 건 처음이었지만, 언제나 늘 그렇듯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냈으니!
온오프라인 모든 곳에서 타겟에게 가장 가까운 접점의 매체를 활용해 매체 속에서도 가장 확실하게 크리에이티브 메시지가 닿을 수 있도록 고민에 고민을 더한 캠페인이었다. 사수 없이 진행했던 첫 번째 온오프라인 브랜딩 캠페인의 마지막 얘기를 풀어본다.
지난 1편에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지누스'의 시장 상황을 기반으로 브랜딩 캠페인을 설계하는 전략적인 부분을 설명했었다. 본격적인 캠페인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캠페인 메시지를 핵심으로 고민했다.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에서 어떤 메시지를 말할지, 또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의 메시지를 들었을 때 어떤 부분을 공감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경쟁사는 대부분 잠, 편안함 등 제품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Benefit 중심으로 메시지를 소구 했다. 이미 다양한 소구 포인트를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우리 브랜드만이 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정하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우리는 소비자에게 처음으로 말을 건네는 브랜드 캠페인 특성을 활용해, 처음 자취를 시작하는 타겟들이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고 그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존재(브랜드)가 되기로 결정했다. 처음 자취를 시작하며 기대와 함께 두려움도 있을 타겟들에게 브랜드만이 줄 수 있는 포근함과 좋은 잠을 선물하기로 했다.
캠페인 communication map을 설계하며 디지털에서만 매체를 한정해 메시지를 보낸다면 타겟들에게 확실히 인지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디지털 특성상 같은 크리에이티브의 노출 빈도에 대한 피로감이 높을 거라 예상했기 때문에!)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유쾌한 숏폼으로 인사를 건네었다면 위로라는 감정을 통해 또 한 번의 브랜드 인지와 선호를 만들 기회가 필요했다.
타겟들에게 어떤 곳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한정된 예산 안에서 확실하게 우리 브랜드와 접점을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핸드폰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마주하는 메시지와 다르게 또 다른 감상을 주고 싶었다. 답은 매일 타겟이 출퇴근 혹은 등하교를 위해 타는 버스에 있었다.
우리의 타겟인 20대에게 버스는 출퇴근과 등하교를 하는 수단이자 공간이다. 출퇴근길과 등하굣길은 하루를 시작하며 오늘의 일들을 기대하고 길었던 하루를 마치며 지친 마음이 가득한 순간이다. 처음 하는 일들도 많고 다양한 선택의 결과에 스스로를 깊이 돌아보는 20대에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공간의 정서를 활용하면 보다 위로하는 메시지에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버스 프로모션이라면 떠오르는 버스 외벽이 아닌 버스 창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버스를 타는 상황을 상상하며 아래 인사이트와 가설을 중심으로 빈틈을 파고들고자 했다.
1) 정류장에 서있으면 기다림이라는 정서 때문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만들기 어렵다.
2) 사람들에게 이미 광고 지면으로 익숙한 곳은 아이캐칭하기 어렵다.
3) 버스 타면 자연스럽게 바깥 풍경을 보기 위해 창 밖을 보는데, 바깥 풍경을 보며 말랑해진 감성에 위로를 건네는 메시지를 더하면 효과가 배로 증가할 것이다.
위의 이유와 과정을 통해 버스 창문에 브랜드 캠페인 메시지를 전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내에서도 처음으로 시도해 보는 광고 매체이고, 주변에 물어볼 수 있는 분도 없었다. 하지만 결정한 건 해내야 하니까! 열심히 찾아봤던 매체 싱크 팁과 디테일이 아래에 있다.
버스 윈도우 프로모션 매체 구좌를 가지고 있는 랩사를 찾아 진행 견적과 진행 프로세스를 확인했다. TIP은 해당 매체사 사이트를 들어가면 별도 매체사 컨택하는 프로세스 없이 월 광고비, 버스 대당 광고비 단가를 확인할 수 있다. (매번 매체소개서 pdf를 받는 것도 일이니까...!) 혹시 궁금하시다면 비밀댓글로 남겨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서울 시내에 있는 다양한 버스와 전체 노선도 중 20대 방문 비중이 높은 버스 구간인 홍대와 신촌 중심으로 선정하는 디테일까지 꼼꼼히 생각했다. 뾰족한 타겟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만큼 타겟에게 위로가 필요한 시점에 발견되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매체를 결정했다면 매체에 시너지를 만드는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야 할 차례다. 정말 다양한 브랜드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버스 프로모션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고 있었다.
다양한 유형 중 우리는 쿠키런이 캐릭터 인지도와 선호도 증가 목적으로 진행했던 스토리텔링형을 선택했다. 캠페인을 진행했던 시점에 해당 프로모션으로 다양한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끄는 걸 캐치했고, 인지도 및 선호도를 높이는 게 우선이었던 만큼 소비자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카피라인은 두 가지로 직접 카피라이팅 했다. 숏폼과 얼라인하게 '지'로 시작하는 이름을 호명하고 위로를 전달하는 메시지와, 첫 자취를 시작한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는 두 가지 방향을 만들었다. 카피에 시너지를 만들어 줄 이미지 제작이 중요한 시점에서 다시 타겟을 중심으로 생각했다.
인스타툰 일러스트레이터 중 위로를 전달하는 그림으로 타겟에게 팬층이 탄탄한 작가님을 선정했다. 작가님과 함께하며 한층 깊게 위로의 감성을 담아낸 소재를 만들 수 있었다.
그렇게 브랜드만의 첫 자취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를 표현한 버스 윈도우 프로모션을 마쳤다. 매체를 새롭게 시도해 봤다는 뿌듯함과 일상 속에서 직접 라이브 된 소재를 찾아보는 즐거움도 컸지만, 가장 기쁜 건 소비자들이 진심으로 남겨준 후기들이었다.
소비자들에게 진심을 담아 전달한 메시지의 결과로 약 400명의 유저 보이스의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고심해서 만들었던 브랜드의 메시지에 유저들이 대답해 준 의미란 생각에 어떤 수치적인 결과들보다 기쁘고 뿌듯했다.
요즘도 버스 타면 자연스럽게 버스 윈도우 프로모션들이 눈에 들어온다. 실행하기 전 레퍼런스들도 열심히 모으고, 실행하면서도 버스 탈 때마다 부러 들여다봤으니 습관이 되었을 수밖에! 새로운 경험을 쌓을수록 시야가 넓어지고 세계가 확장되는 걸 체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