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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리 Jun 01. 2020

어쩌면 좋지

과제를 받고보니, 고등학교를 다닐때 적어두었던 필사 시 노트가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고등학교때 감수성이 무척 풍부한 사춘기를 보냈는데, 문학 공부를 하다 마음에 드는 시가 있으면 필사 시 노트에 적어놓고 두고두고 보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공부는 하기 싫고, 아예 노는것은 아닌 행위(?)를 함으로써 양심의 가책을 덜고자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거진 10년만에 펼쳐본 노트 속에 제가 골라둔 시들은 60여편에 달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어보니, 설명하기 어려운 기분좋은 몽글거림이 있더군요. 필사해둔 시 옆에는 짧게 감상문을 적어두었는데, 10년전 제 오글거리는 사춘기 소녀 감성이 풋풋하게 남아있었습니다. 도대체 저는 어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길래 이렇게 감성적이었을까요. (차마 공개하기에는 얼굴이 빨갛게 익을것 같아서 모자이크 처리합니다^^)


제가 필사한 시들은 정호승, 나태주, 류시화, 원태연 시인들의 감성적인 시들이 많았습니다. 교과서나 문학교재에도 많이 실리고, 대중적으로도 유명한 시인들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살랑살랑한 사랑에 대한 시를 읽고, 딱딱한 객관식 문제들을 풀어야하는 문학 수업이 참 가혹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골라온 시는 윤보영 시인의 '어쩌면 좋지' 입니다. 찾아보니 역시나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시라고 하네요. 짧은 분량으로 사랑에 대한 설렘이 느껴지는 시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생각에 어쩔줄 몰랐던 때를 잠깐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지금이 그런 때라면 더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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