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IDOL RADIO>는 아이돌 그룹 팬들에게 아주 익숙한 라디오일 것이다. 매주 챙겨 듣지는 않아도 한 번쯤 청취한 적이 있거나 아이돌 전문 라디오라는 사실까지는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반응을 살펴보면, <IDOL RADIO>는 팬들이 선호하며 출연하기를 기대하는 스케줄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돌’이라는 장르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IDOL RADIO>는 이름부터 생소할 것이고 그것에서부터 오는 거부감이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자신과는 상관없는 딴 세상이라고 생각할 것도 같다. 이처럼 <IDOL RADIO>는 아이돌 전문 라디오인 만큼 청취자의 아이돌에 대한 호불호와 매우 직결되어 있다. 이 외에도 몇 가지 주요한 특성이 존재하고 있는데, 지금부터 <IDOL RADIO>에 혼재되어 있는 특성을 살펴보고 앞으로 어떤 개선점을 가지면 좋을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아이돌 전문 콘텐츠와 타겟팅
앞서 언급했듯이 <IDOL RADIO>는 아이돌 전문 라디오이다. 보도 전문 라디오, 음악 전문 라디오 등은 익숙하게 알고 있지만, 이름부터 ‘아이돌’을 걸고 나온 아이돌 전문 라디오는 처음이다. 그만큼 아이돌 그룹 팬을 타겟팅한 라디오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IDOL RADIO>에서는 아이돌 게스트에 맞게 내부 콘텐츠를 구성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 외에 V LIVE에서는 각종 클립 영상과 고화질 비하인드 직찍을 업로드하고 있고, 유튜브 아이돌 플래닛 채널에서 비하인드 영상 및 직캠을 업로드하고 있다. 또한, 아이돌 라디오 트위터(@idolradiokorea) 계정을 통해 매주 출연진 라인업을 공개하거나 미공개 영상, 아이돌 자체 광고를 통해 팬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있다. 이렇듯 아이돌 그룹 팬들에게는 반가운 라디오지만, 아이돌 그룹 팬이 아닌 사람들은 아예 타겟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아이돌 그룹 팬이 아닌 사람이나 특정한 연령층도 아이돌 그룹에 관심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IDOL RADIO>가 ‘아이돌’이라는 한 장르를 소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V LIVE, 보이는 라디오 그리고 편성
<IDOL RADIO>는 기존 라디오 방송과 다르게 새로운 플랫폼인 V LIVE를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더 특이한 점은 V LIVE 방송이 동시 송출되는 것이 아니라 V LIVE에서 먼저 생방송으로 진행한 후 그 녹화본을 라디오로 방송하는 것이다. 현재 <IDOL RADIO>는 V LIVE에서 9시부터 10시까지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고, 두 시간 뒤 MBC 표준 FM에서 12시부터 새벽 1시까지 생방송 녹화본이 방송된다. 또한, V LIVE에서는 보이는 라디오가 주를 이루고 있고, 주말에는 V LIVE 보이스 온리로 진행된다. 보이스 온리도 마찬가지로 V LIVE를 통해 생방송으로 먼저, 이후 MBC 라디오에서 방송된다.
<IDOL RADIO> V LIVE라는 플랫폼을 이용함으로써 아이돌 전문 라디오라는 이름에 걸맞게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 송출을 하지 않고 당일 생방송 녹화본을 방송하는 것은 ‘재방송’과 같다고 느꼈다. 청취자들은 이미 V LIVE로 청취했기 때문에 V LIVE를 놓친 소수의 청취자들이 최대한 빨리 다시 듣기 위함이 아닌 이상, 새벽에 ‘재방송’하는 라디오를 찾아 듣지 않을 것이다. V LIVE를 놓쳤다고 해도 다음 날 V LIVE에 업로드되는 full 영상을 기다릴 가능성이 있다. 더군다나 <IDOL RADIO>는 보이는 라디오 중심인데, 아이돌 그룹 팬 청취자라면 MBC mini보다는 더욱 편하다고 느낄 V LIVE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것이다. 보이스 온리로 진행될 때라도 V LIVE로 더 빨리 보는 편이 낫지 새벽 ‘재방송’을 듣지 않을 것이다. 아이돌 그룹 팬인 청취자들은 MBC 표준 FM에서 방송되는 라디오(그들에게는 재방송)를 들을 만한 메리트를 찾지 못할 것 같다. 이렇듯 아이돌 그룹 팬인 청취자들도 V LIVE가 우선일 텐데, 아이돌 그룹 팬이 아닌 청취자들은 새벽에 방송하는 라디오를 들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 둘 모두를 만족시킬 편성은 과연 어떤 것일까. <IDOL RADIO>의 밤 12시 편성이 유지되어야 할지, V LIVE와 동시 송출이 나을지, 아니면 또 다른 시간대로 변경되는 게 좋을지 등 제작진들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