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결이 비슷한 친구.
그래서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 편안하다.
그런 친구가 내 글을 읽고 말을 건넨다.
"역시 좋은 글이야."
책을 만드는 친구라서,
얼마나 많은 글들을 읽을지 알고 있다.
본디 모난 말은 하지 않는 친구라 나에게도 늘 봄꽃 같은 말을 건네는 친구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말이 가볍지 않음을 또 안다. 그는 나와 결이 같은 사람이니, 진심이 아닌 말은 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고 믿는다.
나는 좋은 글을 쓰고 있다, 분명.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진심이 고마운 오늘.
달을 좋아하는 친구에게서도 기별이 왔고,
수화기 너머 아무 말이 없었던 하얀 친구와도 그냥 그냥
행복한 기운을 주고받았다. 식혜를 좋아하는 작고 하얀 친구가 있다. 그를 만났을 때 식혜를 사준 적이 있는데, 그 누나라고 아무리 제 형이 말을 해도 친구는 말이 없었다. 그래도 수화기 너머 느껴지는 그의 존재가 봄바람처럼 따스했다.
오늘은 오랜만에 푸욱 쉬었다.
비생산의 극치를 달렸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나는 집안의 곳곳에서 까무룩 잠이 들곤 했다. 하루 종일 봄바람에 집안을 환기시키느라 조금 춥기도 해서 조난당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깨어있는 동안은 한없이 누군가를 그리워했고, 그렇게 해는 졌다. 나의 오늘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좋은 친구들의 향기만이 은은하게 남았다.
이제 나의 무료함을 비누로 박박 씻어내자.
내일은 활기찬 바람을 맞이해야 하니까.
오늘을 씻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