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새벽, 도통 잠이 오지 않아서 침대에서 내려왔습니다.
태어나 처음 받아 본 시술은 끼니를 모두 챙기게 만들었습니다. 식사 후마다 진통제와 항생제를 먹어야 했거든요. 대체로 진통제쯤 먹지 않고 많은 고통을 이겨내는 것을 스스로의 미덕으로 여기던 내게, 이번 밀러 시술은 약을 아무리 먹어도 가라앉지 않는 생경한 고통을 주었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 침대 위의 이불과 베개를 끌어내려 바닥에 누웠습니다. 그럴 때면 별의별 생각들이 해일처럼 밀려옵니다.
싫어하는 사람쯤은 있습니다. 이제는 그 어떤 감정도 없지만, 뇌종양 관련해서 이런저런 검사를 받을 때 그가 나를 자극해서 싸웠던 기억을 떠올리니 귀에서 이명이 들립니다. '다다다 다다' 그와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총알이 되어 내 귀에 박힙니다. 크게 심호흡을 하며 그 기억을 가라앉히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슬라이드 영상으로 띄웠더니 사방이 조용해집니다. 아, 역시나 스트레스가 무서운 거구나.
안 좋은 기억, 싫어하는 기억이나 사람은 떠올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떠났지만,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서로 대화가 되지 않았고, 성격적으로 맞지 않았습니다. 결이 달랐습니다. 그러면 헤어지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은 일입니다. 스트레스를 덜어내니까 그들도, 아마 나도 더 건강해질 수 있겠지요.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웠던 오늘, 코가 화끈거리는 밤입니다. 깨끗하게 씻고서 누울 거예요. 그리고 또 사랑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밤을 보내려 합니다.
잘 자요,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