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굿수진님 유튜브에 2020년 한 해 동안 배운 6가지라는 영상이 올라왔는데, 이런 방식으로도 한 번 남겨보고 싶어 오늘 브런치 글 주제로 정해보았다.
1) 하는 사람
목표의 중요성과 꾸준한 실행의 힘을 믿게 되다
올해 초, 나는 실행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방법이 있는 건지 궁금했다. 실행과 관련된 책을 두세권 읽었고, 책에서 얻은 러닝을 일상에 적용시켜보는 것을 통해 나 또한 실행하는 사람으로 변화할 수 있었다. 실행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목표가 꼭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뭘 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먹고 나면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이게 된다. 하지만 목표를 잃어버리고 나면 방향을 잃어버린 배처럼 망망대해를 둥둥 떠다니게 된다. 독립출판을 하고 나서 나는 목표를 잃어 한동안 무기력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그때 깨달았다. 목표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목표를 향해 한 발 한 발 걷다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내가 걸어온 길이 이만큼이나 쌓여있었다. 특히, 광고 수집 30일 챌린지, 밑미 활동을 하면서 꾸준한 실행의 힘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2. 어떤 관계이든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올해 나는 관계 때문에 힘든 시간을 앓았다. 꽤 많은 마음을 나누어주었을 때, 내겐 큰 상처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황에 따라, 장소에 따라, 관계에 따라 각각에 맞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 것인데 관계에 미숙했고, 덕분에 마음적으로는 많이 힘들었지만 한 단계 성숙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3. 나에 대해 알게 되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리고 꾸준히 글쓰기를 지속하면서 올 한 해 내 안의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즉흥적인 성향이고 싶어 하지만, 꽤 계획적인 편이라는 사실이다. 오늘 하루의 일정이 내 머릿속에 있어야 하고, 그 일정이 어긋나 버리는 순간을 참지 못한다. 여행을 가서 아무것도 안 하는 순간을 좋아하며, 치앙마이에 갔을 때도 무계획으로 즉흥적으로 여행을 다녀서 나는 내가 즉흥적이기도 하구나 라고 그동안 생각해 왔었는데, 올해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무계획 여행을 떠날 거야"라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나는 여행에서 아무 계획을 하지 않고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것 또한 무계획 여행이라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을 때 소름이 끼쳤다.
두 번째로, 나는 타인의 시선을 꽤 많이 의식하는 사람이며 내 안에 정말 많은 편견과 선입견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올해 나를 유독 많이 괴롭혔는데 이것 때문에 자주 울고, 자주 나 스스로를 미워하며, 자주 무기력해졌다. 타인의 시선을 벗어나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만들고 싶어 요즘 관련된 책을 쌓아두고 읽고 있다. 내년에는 지금보다 덜 시선을 의식하고, 편견을 깨부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세 번째로는, 내 삶에 꽤 많은 리추얼들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밑미를 시작하면서 혜윤님이 아침에 물 마시기와 이불 개기를 꼭 매일 해달라는 요청을 했었는데, 그동안 매일 아침 내가 하던 습관들이었다. 그것이 내 습관이라는 사실을 혜윤님이 말해주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겨울 방학 여행에서 나는 또 다른 새로운 리추얼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머리를 드라이기로 말리고 나서는 꼭 청소기로 바닥을 쓸어야 하며, 요리를 할 때는 정리를 하면서 하는 것, 먹은 뒤에 설거지는 바로 하는 것, 밤 11시에 메모리딩하기, 매주 목요일마다 글쓰기 등등이다. 이런 모든 모습이 내게 있다고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새로운 장소에 머물고 나서야 나의 숨겨진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4. 브랜드가 팬을 모으기 위해서는 명확한 타겟 세팅이 중요하다
나는 올해 두 개의 브랜드 소셜 채널을 운영했다. 나는 지금까지 소셜 채널을 운영하면서 브랜드가 SNS를 운영한다는 것에 대해 늘 퀘스천이 있었다. 이론으로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 운영하면서는 잘 느낄 수 없었던 어딘가 공허했던 그 질문에 대해, 올해 나는 대답을 내릴 수 있었다. 브랜드가 소셜 채널을 운영하는 것은 꾸준히 팬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을 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하나의 퀘스천이 있었다. 분명히 두 브랜드 모두 각각의 팬들이 모여 함께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데, 한 브랜드는 브랜드와 소비자가 끈끈하게 이어져있다는 느낌을 받는 반면에, 한 브랜드는 어딘가 모르게 허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던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다른 것일까, 고민을 하던 끝에 나는 맞을지 모르겠지만 나만의 답을 내리게 되었다.
한 브랜드는 타겟이 굉장히 명확하다. 뿐만 아니라, 소셜 상에서 보이는 타겟의 반응들을 그다음 마케팅 활동과 연결시켜 마치 하나의 서사를 그리듯 브랜드와 팬들 사이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 브랜드는 타겟이 굉장히 넓다. 우리가 핵심적으로 주력해야 할 타겟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우리의 팬들이 가지고 있는 관심사를 찾기가 힘들어지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넘나들며 얘기를 하고 있던 것이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만약 그들이 가지고 있는 그 가치에 대한 콘텐츠를 꾸준히 지속했다면 지금은 어떤 그림이 그려져 있었을까? 궁금하다.
5. 꾸준히 글을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각의 정리다
올해 온라인 글쓰기 모임 <퇴말고>를 2기수 운영했다. 1기는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 간 진행했고, 2기는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간 진행했다. 퇴말고를 운영하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꾸준히 글을 쓰자고 마음 먹지만 혼자서는 도저히 꾸준히 글이 써지지 않는다는 것이 늘 마음속에 갈증으로 남아있었고, 일주일에 한 번 꾸준히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장치를 만든 것이 바로 퇴말고였다.
덕분에 올 한 해 총 45개의 글을 쓰게 되었다. 그런데 그 45개의 글을 꾸준히 쓰는 동안 나는 꾸준히 글을 쓰는 것에 회의감을 갖게 됐다. 1기 때는 그동안 하고 싶던 이야기를 마음껏 쏟아냈다. 그러나 문제는 2기를 시작하면서부터 발생했다. 매주 글을 쓰는 일은 고역이었다. 무슨 글을 써야 하지, 하는 고민만 1-2시간을 넘기며 겨우겨우 글을 쓰는 나를 발견하면서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 무슨 소용일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 것이었다.
프레젠테이션을 잘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자영님이 했던 말이 있다.
"프레젠테이션은 껍질에 지나지 않아요.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중요하죠.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부터 생각해 보세요."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쓰기라는 행위는 껍질일 뿐이다. 그래서 도대체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글쓰기보다 먼저 앞서 진행되어야 하는데, 나는 그 앞 단계에서 매번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매일 같은 얘기를 도돌이표처럼 계속 반복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2021년 1월에 자영님의 말하기 워크숍을 등록했다. 내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을 한 번 배워보고 싶어서. 퇴말고는 당분간 휴식기를 가지려고 한다. 더 좋은 방법으로 또다시, 새로운 분들과 만나 좋은 에너지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6.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유독 몸이 붉은 신호를 보내는 날이 잦던 한 해였다. 특히 독립출판을 한다고 글을 쓰면서는 생각지 못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몸이 참 많이 고생을 했다.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하고 싶지도 않고, 풀리지도 않던 프로젝트 아이데이션을 밤새 야근을 해가며 준비하다가 나는 그만 몸도 마음도 상하고 말았다. 꽤 오래 감기와 몸살을 앓았다.
이제 건강을 먼저 생각할 나이가 됐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무리하게 스트레스받는 일을 하지 않는 것. 내 안의 균형을 잘 찾고, 쉬는 시간을 마련해줄 것. 내년에는 꼭 지켜야 할 나와의 약속이다.
이제 곧 2021년 새해를 알리는 타종 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내년에는 내게 어떤 새로운 일들이 찾아올까?
올해 지선과 연말 인터뷰를 하며 내년의 큰 목표를 정했다.
다양한 선택을 통해 내 안의 두려움을 벗어내고 나의 가능성을 더 넓힐 것!
선택의 순간을 두려워하지 말고,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찾아 전진하는 한 해를 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