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인 6년 차의 방황기 <불안했던 날들의 기록>
2018년 하반기는 지금까지 회사 생활 중에서도 가장 괴로운 시간이었다. 주어진 미션을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하루종일 일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고, 뇌를 머리에서 떼어놓고 싶을 정도로 머릿 속은 24시간 전쟁터였다. 바쁜 와중에도 어떤 한 책을 만나 마음만은 풍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바로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책을 처방해준다는 '사적인 서점'의 주인 정지혜 작가님의 책 <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였다.
삶에 대한 고민으로 하루하루 지켜내기 버거웠던 지난 날에 내가 떠올렸던 건 엄마도, 아빠도, 친구도 아닌 딱 한 번 밖에 본 적이 없는 ‘사적인서점’의 주인 정지혜씨였다. ‘사적인서점’이라면 이런 고민이 있을 땐 어떤 책을 나에게 처방해줄까 하고 말이다. 그런 연유로 한 동안 채널 예스에서 발행되던 그녀의 칼럼을 매주 꼬박꼬박 챙겨 읽었는데 그 글들을 엮어 이제 책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출판사 편집자에서 시작해서 현재 책방 주인이 되기까지 8년 여간의 삶에 대한 고민과 방향, 실패와 성장담으로 꾹꾹 눌러담겨 있는 책이다. 그녀의 책을 통해 그녀가 좋아하는 책을 매개로 싫어하는 것은 덜어내고 좋아하는 것은 덧붙여가며 자신의 삶을 원하는 형태로 바꿔 나아가는 모습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읽을 수 있었는데 마치 옆에서 그녀를 관찰하고 있는 듯한 기분까지 들 정도로 구체적인 이야기들이었다. 현실을 열심히 부정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소비면서 무기력했던 지난 나의 3년이라는 고민의 시간이 너무나도 부끄럽게도 그녀는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일궈 나갔다. 치열한 고민과 실행을 반복해 가면서 그녀만이 만들 수 있는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에 어느새 나도 내 인생을 잘 살아내고 싶다는 마음이 싹텄다. 좋아하는 한 가지 분야에 푹 빠져 깊이 있는 삶을 동경하는 나에게 그녀는 묻는다. 어쩌면 부족한 것은 깊이가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아니었는지를. 주어진 현실에 불평 불만을 일삼기 전에, 누군가를 혹은 주변 환경을 탓하기 전에 나 스스로가 먼저 튼실한 삶을 만들어 가라고. 튼실한 삶을 살아내는 그녀를 보면서 일하는 태도에 대해, 삶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나 또한 그녀처럼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전할 수 있도록 튼실한 삶을 살아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