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인 6년차의 방황기 <불안했던 날들의 기록>
나의 선택과 나의 앞길에 대하여 마음 깊숙한 곳에서 들리는 작은 의심의 소리가 불안을 낳고, 초조함을 만들고, 이름 모를 답답한 기운을 가슴에 안겨준다.
- 정은혜, <행복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요> 중에서
평소 얘기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은 회사 선배와 점심을 먹게 되었다. 또 다른 선배와 점심을 먹었다. 방황기를 지나 무사히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나에게 풀리지 않은 숙제가 있었으니 바로 AE라는 자리에 대한 어려움이었다. 두 분 모두에게 이런 나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나의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나도 어려워. AE" 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받으며 일하고 있는 두 분이었기에 충격은 컸다. 너무나도 AE라는 역할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고 생각한 분들이었는데, 그 분들도 나름대로 다양한 업무들 중 힘든 부분들이 있었던 것이었다. 아,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어쩐지 그들의 대답에서 나는 어쩌면 너무 완벽한 모습을 꿈꾸면서 나를 괴롭히고, 나 스스로를 의심해왔던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모든 문제는 과도한 의심에서 출발한다. 적당한 고민과 질문은 필요하겠지만 그것이 확신의 영역을 침범한다면 문제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방황기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 변한 것이 있다면 바로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다. 내가 있는 자리가 어디라도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가짐이다. 나의 마음과 사고체계가 변하자 그 생각들은 고스란히 삶에도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내가 선택한 이 길에 대한 믿음. 나도 하다 보면 언젠가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계속해서 내가 좋은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나는 나를 잘 인도해나갈 것이라는 믿음. 지금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원하는 미래를 만나게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의심이라는 렌즈 대신 믿음이라는 렌즈를 끼고 튼실한 2019년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