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테크 토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예신 Jan 31. 2023

ChatGPT와 알짜 정보의 가치

ChatGPT and invaluable information

요즘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ChatGPT 때문에 난리다. ChatGPT는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인데 사람 못지 않은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나도 약 한 달간 ChatGPT를 이리저리 이용해보았는데,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AI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ChatGPT는 나처럼 텍스트 콘텐츠를 만들어 왔던 사람에게 기회일까 저주일까.

ChatGPT는 인터넷상에 공개된 데이터(공짜 데이터)를 학습해 결과물을 내놓는다. 데이터들을 빠르게 재구성해서 사람과 흡사한 결과물을 출력하는 걸 보면 입이 정말 딱 벌어질 정도다. 간단한 코드 작성, 아이디에이션, 단순 창작 콘텐츠 제작 등을 사람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수행할 때는 ChatGPT만한 툴이 없을 것 같다. ChatGPT에 대한 첫인상은 굉장히 센세이셔널했고 지금도 그렇다.

그런데 ChatGPT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그리고 전처리된 공짜 데이터를 조합해 결과물을 만든다. 그런 점에서 이 결과물의 가치가 공짜 데이터의 가치를 넘어서긴 어렵다. 개인이나 기업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기여할 만한 핵심 정보는 ChatGPT로 얻기 어렵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그런 핵심 정보는 온라인에 없거나, 있더라도 유료라서 퍼블릭 액세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픈 AI 측이 ChatGPT의 언어모델을 파인튜닝하거나, 사용자가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다 보면 도출되는 답변이 정밀해질 수는 있다. 그러나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이상 ChatGPT를 통해 알짜 정보를 얻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픈 AI 측이 어딘가에서 버티컬 데이터를 대량 구입해 ChatGPT를 학습시킨다면 또 모를까.

그런 점에서 본다면 ChatGPT가 줄 수 있는 궁극의 가치란 정보 그 자체는 아닐 것이다. 정보 검색이나 지식 구성 등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가치가 충분하겠지만, ChatGPT로 뭔가 대단한 정보를 얻기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ChatGPT가 추후 유료화된다면, 그때 우리가 지불하게 될 몇십 달러의 돈은 정보 자체에 대한 값이 아니라 정보 검색과 지식 구성 같은 작업을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하는 데 필요한 작업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실력이 평범한 지식 노동자들의 대체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 같다. ChatGPT가 접근할 수 없는 정보로 업을 삼는 분들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지식노동자들은 ChatGPT보다 정보 검색과 지식 구성을 더 싸고 빠르게 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ChatGPT가 유행할수록 고부가가치를 갖는 프라이빗한 정보에 대한 수요와 그것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 그런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하고, 심지어 돈을 버는 산업군에 계신 분들이라면 ChatGPT의 유행 속에서 오히려 몸값이 상승하지 않으실까 한다. 예컨대 주로 오프라인을 통해 딜소싱하시는 VC 심사역 분들 혹은 GLG나 Alphasights에서 활동하는 진짜 전문가 분들이 그렇다.


사회생활 짬이 있는 노련한 아저씨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텐데, 알짜 정보는 사실 인터넷이 아니라 대부분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입에서 입으로 프라이빗하게 돌아다닌다. 보통 큰 규모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일들(벤처 투자, 부동산 투자 등)은 이런 알짜 정보들에 크게 의존한다. 그리고 이런 정보는 ChatGPT로 결코 얻을 수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크립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보를 잘 기억하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