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임에도 놓쳐버린 크록스(티커: CROX)와 넷플릭스(티커: NFLX)
우리는 살면서 종종 좋은 인연을 만나고도, 멋진 보물을 찾고도 급한 성격 때문에 또는 생각이 많아서 보물을 놓치기도 한다.
2020년 9월은 나에게 아픔을 주면서 동시에 교훈을 준 달이다. 투자 경력이 일천한 주린이임에도 공부한 대로 투자가 척척 잘 되어가기에 실력이 뛰어나다고 착각한 탓일까?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주식시장의 폭락 후에 이어진 반등장은 어떤 주식을 사더라도 몇 달만 들고 있으면 큰 수익이 나던 시절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며 2주 격리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층간소음 문제로 관리사무실 방송이 잦아지고 있었다. 남편과 나는 집안에서 평범한 실내화를 신었지만, 신상을 좋아하고 얼리 어뎁터인 아이들은 개성을 드러낸 지비츠를 붙인 크록스를 신고 있었다. 게다가 신발에 붙이는 지비츠는 따로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가격을 물어보니, 아이들과 나 사이에 세대 차가 분명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 가격을 듣고 헉 숨이 잠시 몇 초 멈춘다.
아! 이 회사는 돈 잘 벌겠네. 아이들 말로는 지비츠도 캐릭터별로 사서 보관하는 아이들도 많고, 크록스 신발도 계절별로 나오며 뭉텅 하게 생긴 게 색깔별로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크록스를 연구하기 시작~ 2020년 7월 말 발표된 크록스의 2분기 실적은 피터 린치가 말한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텐베거 주식 후보라는 느낌이 팍팍 들게 했다. 그렇다면 사야지~
8월 초부터 한 달간 3회에 걸쳐 크록스(티커: CROX)를 분할 매수하여 평단가 40불에 목표 수량을 채웠다. 하지만 9월 초가 되니 수상한 기미를 보이며 42불까지 올랐던 주식이 37불까지 10% 이상 하락하였다. 이렇게 떨어진다고? 내가 잘못 봤나? 생각했던 대로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고,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가끔은 꿈에 벼랑에서 떨어지고 있는 크록스 신발이 보이기도. 보물임을 확인하고도 급한 내 성격이 더해지는 순간이었다. 더 손해 보기 전에 팔아야겠다. 37불에 크록스를 모두 손절하고 30불 되면 다시 사야지라고 생각했다.
역시 미스터 마켓은 나를 농락했다. 매도 버튼을 누른 다음 날부터 크록스는 비웃기라도 하듯 상승하기 시작했고 2021년 11월 초에 184불까지 올랐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5배의 수익을 날려 보내며 보물인 줄 알고도 수익을 놓쳐버린 경우였다. 크록스와 나의 인연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났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크록스 신발을 사랑하며 에미의 가슴을 후벼 판다.
내 삶의 소소한 행복 중 하나는 남편과 함께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는 것이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극장 데이트는 점점 힘들어졌다. 찾아낸 대안은 집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것이었다. 편안하게 집에서 신작 영화나 드라마까지 골라 볼 수 있고, 여러 계정이 있어 아이들도 동시 시청이 가능하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넷플릭스에 급 관심을 갖게 되었고 뒷조사를 시작하였다. 테슬라를 매수했던 6월 말에 넷플릭스(티커: NFLX)도 매수 리스트에 올리고 오늘내일 시기만 보고 있었다. 적정 가격을 기다렸던 것이다.
430불 하던 주가가 2주 만에 575불로 급등하기 시작했다. 2주간 상승하던 때 두 번이나 매수할까 말까를 고민했지만 매수 버튼에 손이 가지 않았다. 조정이 시작된 후 7월 중순부터 한 달간 넷플릭스가 467불과 511불의 박스권을 형성하며 등락을 거듭할 때가 매수 기회였지만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결국 8월 말에 480불 하던 주가가 550불까지 급등을 시작하자 무엇인가 홀린 듯 지름신이 내렸는지 고점인 540불에 추격 매수하는 바보짓을 저질렀다. 내가 매수한 걸 아는지 미스터 마켓은 여지없이 비웃고 있었다. 넷플릭스 주가가 460불까지 폭락했다. 조금 더 떨어지면 사야지 하면서 타이밍을 재다가 고점에 매수하는 주린이의 대표적 실수를 하기 시작했다. 이후 넷플릭스를 465불에 손절하고 시장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넷플릭스가 700불까지 다시 상승하였다.^^
크록스와 넷플릭스는 이전에 매수했었던 룰루레몬, 줌, 테슬라와 함께 생활 속에서 발견하고 내가 직접 사용해 보고 믿음이 생겨 투자한 종목이란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크록스는 자신의 결정을 믿지 못하고 초조함에 미리 팔아버린 경우이고, 넷플릭스는 적절한 매수 기회에서의 망설임으로 최악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아줌마의 심장은 쫄아서 오후가 되면 가끔 아프기도 했다.
나 자신을 믿고 끝까지 인내할 것!!! 두려워하지 말 것!! 나의 실수와 실패의 교훈이 투자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파이팅!!!
7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