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XY와 FNGU로 배운 위험한 투자결과가 남긴 상처, 그리고 뜻하지 않은 교훈
'주유소 습격사건'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인 유오성 배우가 '난 한 놈만 패'라고 했을 때 ‘아, 잔인한 놈’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주식투자를 공부하면서 나도 이런 경향이 있구나 싶었다. 주식투자가 어렵다고 느껴지거나 마음이 흔들릴 때 여지없이 읽게 되는 only 책, 나에게 원칙과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책이 바로 '월가의 영웅'과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였기 때문이다. 요즘도 스스로 더 배워야 할 것이 많은 것을 알기에 읽고 또 읽는다.
주식투자를 시작한 지 1년이 되니, 생활 속에서 찾은 종목들이 하나둘씩 늘어갔다. 내 계좌에는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와 같은 우량주 4종류가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매수한 적도 없는데 내 계좌에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종목이 있다. 12주라는 매우 적은 수량이지만 OXY-WS라는 종목으로, 현재도 가지고 있다.
단타를 했던 종목 중에 옥시덴탈 페트롤리움(티커: OXY)이 있었는데, 최근에 워런버핏이 엄청나게 사들이고 있다는 그 옥시덴탈이다. 위대한 투자자 워런 버핏보다도 먼저 그 기업을 알아본 것은 아니니 오해 마시라.~
단타에 재미가 슬슬 붙기 시작할 즈음, 코로나 때 폭락을 한 후 급등하기 시작한 옥시덴탈 주식을 찾았을 뿐이었다. 본주인 옥시덴탈은 몇 번의 단타로 진즉에 매도하고 한 주도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OXY-WS가 계좌에 새겨져 있었다. 코로나로 회사가 어려울 때인지라 현금 배당이 아닌 주식 배당, 정확히는 OXY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준 것이다. 처음 OXY-WS를 받았을 때의 가격이 3불 수준이었다. 수량도 작고 금액도 얼마 되지 않아 매도하려고 시도하니 MTS로는 매도가 되지 않았다. 증권사에 직접 연락해야지 팔 수 있다고 했고, 귀차니즘이 발동해 3년 동안 그냥 방치한 것이다. 직접 매수한 것이 아니므로 애정이 덜 갔던 탓도 있었다. 놀랍게도 배당주식으로 받은 공짜 주식 OXY-WS는 현재 42불에 거래되고 있다. 이를 통해 투자가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시간이라는 영양분이 필요하며, 현금흐름을 위한 배당주의 매력도 알 수 있었다.
다시 2021년 4월로 돌아가서, 투자하고자 했던 목표 우량주가 다섯 개였기에 하나만 더 채우면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인간의 마음은 간사하다고 했던가. 공부했던 주식투자 책에서는 항상 겸손하고 욕심을 경계하라고 했지만 막상 현실에서 적용은 쉽지 않았고,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는 사자성어가 왜 생겨났는지 알 수 있었다.
우연히 FNGU라는 3배짜리 레버리지 ETN이 눈에 띄었다. ETN은 ETF와 비슷하지만 만기가 있는 상품이다. FNGU는 포트폴리오를 채운 4개의 주식들을 포함 총 10개의 우량 주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 자산을 세 배로 빨리 키워 주겠구나 라는 착각이 들었다. 3배의 빠른 속도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2021년 5월에 FNGU를 평단가 25불 (주식병합 후 가격 250불)에 400주 분할 매수하였다. 또한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와 함께 장기투자 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에는 11월 초에 100% 수익률을 기록할 때까지는 스스로를 맹신하면서 자만이 넘쳤다. 하지만 FNGU가 50불 (주식병합 후 가격 500불)의 고점을 찍은 직후부터 시작된 연준의 금리 인상은 유동성 축소와 주식 시장의 급락을 초래했다. 코스톨라니의 달걀이론에 따라 레버리지 상품을 매도했어야 했는데 욕심에 눈이 멀어 그러지 못했다. 수익률 100%까지 올랐다가 본전을 거쳐 –52%가 될 때까지 놀이동산에서 바이킹을 처음 탔을 때의 그 기분을 느끼며 지켜만 보았다. 금방 다시 오를 것만 같은 헛된 바람을 가지고. 손절 시기를 한참 놓친 2022년 4월 말에 눈물을 머금고 FNGU를 매수가 대비 반 토막 이상 난 가격인 12불 (주식병합 후 가격 120불)에 매도했다. FNGU는 4불까지 가격이 하락하자 2022년 10월에 주식수를 1/10로 줄이는 주식병합을 시행하였다.
내 주식 인생에서 가장 큰 실패와 손실을 준 투자이다. 이를 통해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과 변동성이 작은 주식의 큰 복리 효과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 50대 아줌마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홀로 서기는 멀고 험하기만 하다.
10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