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내가 야구공일지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다.
저 푸른 하늘이 자꾸만 그리운.
<홈런>
나무들이 백 미터도 넘게 자란다는 숲에 가고 싶다.
내가 얼마나 작은지 보고 싶다.
<꽃다발>
내 마음도 모르는데
남의 마음이 보일 때 있다
네 편안한 웃음 사이로 옷감
박음질 자국이 보일 때
<티셔츠 뒤집어 입고 나간 날>
늦었는데도 걷는 사람이 있고
이른데도 뛰는 사람이 있다
옳고 그름 아니다
느리고 빠름의 문제일 뿐
<비 온다. 잘 지내니?>
오해하지 말자. 동그라미의 크기는 조약돌이 아니라, 호수의 문제.
<456>
모처럼 세상이
내 앞에서 기가 죽었다.
"눈 깔어!"
눈을 깐다.
"더 깔어!"
더 많이 깐다.
<함박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