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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slobster Apr 15. 2023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를 보았어

내가 시작한 전쟁이라고 내가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특히 각자의 정체성을 이루는 생각의 차이는 물리법칙이 다른 우주와 우주가 부딪치는 일이어서, 한 쪽 우주에서는 당연한 법칙이 다른 우주에는 전혀 소용이 없다. 이런 경우에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으로 부딪쳐 버티는 우주만 살아남는다. 예술가의 우주에서는 가장 강력한 의지의 표현인, 바이올린 연주자가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는 단호함도, 다른 우주에서는 아무런 메시지가 되지 못한다. 이 영화에서도 그렇고 내 경험도 그렇고, 사람은 각자가 다른 우주여서 타인을 내 기준으로 판단하고 내가 원하는 행동을 이끌 수 있다고 기대하면 안 된다. 전면전이 되면 누구도 쉽지가 않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내가 시작한 전쟁이라고 내가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독특했던 건, 영화제목(이니셰린의 벤시)이 영화가 모두 끝나고 엔딩 크레딧까지 다 올라온 이후에서야 화면에 처음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감독의 의도를 생각해보았는데, 제목이 시사하는 결과(어느 쪽이든 누군가는 죽어야 하는)를 이끌, 다른 한 사람 다른 우주의 반격은 이제부터 시작한다는 뜻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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