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를 보았어

by Yeslobster

한 영화의 결말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내 생각은 좀 달라. 무엇보다 이 영화의 결말이 '열린 결말'이라데 동의하지 않아. '열린 결말'은 최소한으로 표현해서 최대한 많은 이야기의 가능성을 표현하는 시적 장치인데, 이 영화는 영화 전체가 굳이 장면을 보여주지 않아도 설명이 된다면 생략하고 넘기는 느낌이야. 시적이라기보다 경제적이다,라고 할 수 있겠다. 일례로 영화 초반 근무 중 몰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되는 장면에서 남자가 보낸 첫 번째 문자의 의례적인 메시지 내용은 다 보여주었지만, 이후로 두 사람 사이에 오고 간 문자들은 굳이 그 내용까지 보여주진 않았어. 문자가 오고 갈 때마다 두 사람의 얼굴에 퍼지는 미소에 초점을 두었지. 세세한 설명 없는 이야기들이 제법 진행된 후반부에는 아예 작심한 듯 결정적인 단서들을 모호하게 쌓아만 두었다가 영화 결말에서 단번에 와르르 무너뜨리는 게 인상 깊더라. 이야기의 주인공인 두 사람도, 관객들도 꼭 알아야 할 건 이거 하나야!라는 느낌이었어. 그래도 이 영화가 '열린 결말'이라면, 문은 열어 두었지만 이 문으로 출입이 가능한 결말은 오직 하나뿐인 그런 의미의 '열린 결말' 일 거야. 연인 사이에 있는 문들이 대부분 그렇게 열려 있으니까.



작가의 이전글기사분이 차를 천천히 몰아 시간을 느리게 운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