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Fake Love를 넘는 사랑
최근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전 세계가 그들에게 열광하고 있다. 그들의 사랑 이야기에 전 세계가 웃고 운다. 작년에 히트를 친 ‘DNA’, 그리고 올해 빌보드 앨범 1위를 한 ‘Love Yourself 轉 Tear’의 타이틀곡 ‘Fake Love’ 때문이다.
DNA의 가사를 풀어보면 이렇다.
자신들의 만남은 수학의 공식이란다. 종교의 율법이란다. 우주의 섭리란다. 운명의 증거란다. 내 꿈의 출처란다. 자신들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운명을 찾아낸 둘이란다. 우주가 생긴 그 날부터 무한의 세기를 넘어서 계속될 거란다. 전생부터 다음 생까지 영원히 함께 할 거란다. 너는 태초부터 내 DNA였단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가사 아닌가? 나를 낳으신 부모님과도 DNA가 다른데, 30년 이상 떨어져 살던 여자랑 DNA가 같다니...
그러나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이런 착각을 한다. 평생 사랑할 것 같고 영원히 행복할 것 같다. 나도 여러분도 그런 사랑을 한 기억이 있다. 언제였나고? 2, 30대 연애할 때 그랬다. 온 세상이 나와 그녀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녀를 향해 언제나 최고의 멘트를 날렸고, 최대한 배려했고, 그녀가 원하는 것을 해주려고 했고, 그녀의 기쁨이 곧 내 기쁨이었다.
그랬던 우리의 사랑이 어떻게 변하는가?
이번엔 Fake Love 가사를 들어보자.
널 위해서라면 난
슬퍼도 기쁜 척할 수가 있었어
널 위해서라면 난
아파도 강한 척할 수가 있었어
내 모든 약점들은 다 숨겨지길
이뤄지지 않는 꿈속에서
피울 수 없는 꽃을 키웠어
자, 이걸 소년단은 Fake Love라고 불렀다. 한 마디로 가짜 사랑이었다는 거다. 진짜 사랑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까 Fake Love였다는 거다.
이들이 상대를 위해서 어떻게 했는지 더 들어보자.
세상을 줬네 just for you
전부 바꿨어 just for you
우리만의 숲 너는 없었어
내가 왔던 route 잊어버렸어
나도 내가 누구였는지도 잘 모르게 됐어
널 위해 예쁜 거짓을 빚어내
날 지워 너의 인형이 되려 해
너를 위해서 나는 다 했는데, 나는 세상을 줬는데, 나는 네 인형이 되려고 했는데, 너는 한도 끝도 없이 원하니 난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이젠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 “사랑은 뭐가 사랑! It's all fake love!”라며 절규하고 있다.
여러분은 이럴 때 없는가? 나는 하느라고 했는데 상대는 늘 부족하다고 하고, 그것 때문에 지치고 다 포기하고 싶고 그럴 때 없었는가. 뭐지? 나만 그랬나?
자, 뭐가 잘못된 걸까? 열렬히 사랑했으면 열렬히 행복해야 하는데 왜 이런 걸까?
하지만 이건 지극히 정상이다. 그렇게 행복할 것 같던 연애도, 신혼도 얼마 지나지 않아 풍선에 바람 빠지듯이 시들해진다. 그래서 신혼은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순간 끝난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게 예쁘던 아내의 단점이 하나둘 보인다, 그렇게 자상하던 남편도 어느새 쪼잔한 남편으로 보인다. 드디어 콩깍지가 벗겨지는 순간이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길어야 3년으로 본다. 자, 이게 끝일까. 과연 우리 사랑이 3년짜리 일까?
죽음까지 이겨낼 것 같던 사랑이 과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는 걸까. 스무 살 청년들의 사랑 이야기가 다 일까. 아니다. 그 너머에 진정한 사랑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결혼을 통한 부부간의 사랑이다.
남녀 간의 사랑에 3종류가 있다.
1. 찰나의 사랑
섹스할 때 오르가슴을 통해 느끼는 사랑이다. 최고의 황홀감과 엑스터시를 경험하게 된다. 상대가 누구라도 상관없이 경험할 수 있다. 영혼의 교감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사랑이다.
2. 일시적 사랑
이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느끼는 사랑이다. 연애할 때 느끼는 사랑이다. 방탄이 노래한 DNA의 사랑이다. 감정에 빠진 사랑이며, 형용사적 사랑이다. 영혼의 교감이 있지만 애욕적 사랑이다.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평생 한 사람과만 사랑할 것 같지만 그와 이별하게 되면 또 다른 누군가와도 똑같은 감정을 느끼고 다시 사랑에 빠진다.
3. 참 사랑
이 사랑은 결혼을 통해 부부간에 느끼는 사랑이다.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것이다. 애욕적 사랑을 넘어선 훨씬 더 성숙한 의미의 차원 높은 사랑이다. 형용사적이 아닌 동사적 사랑이다. 감정을 넘어선 주도적이고 의지적인 사랑이다.
이 친구들이 그런 걸 어떻게 알겠는가. 이제 스무 살짜리들이...
이 친구들은 사랑을 감정으로만 봤다. DNA 사랑에서 시작해서 Fake Love를 넘어 한 차원 높은 사랑이 있는 걸 모른다. 결혼을 안 해봐서 그렇다. 아직 애들이라 그렇다. 어린 친구들이 어떻게 그 사랑을 알겠는가. 이 사랑은 결혼을 해야만 경험할 수 있는 사랑이다. (물론 결혼한 모든 부부가 그 사랑을 경험하느냐는 별개의 논제로 치자)
이런 관점으로 살면 연애나 결혼이나 힘들 수밖에 없다. 진짜 사랑은 찰나의 사랑도 아니고, 일시적 사랑도 아니다. 그런 사랑을 거쳐 Fake Love라고 느낄 때,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될 때, 지쳐서 포기하고 싶을 때 비로소 깨닫는 사랑이다.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 스캇 펙은 이걸 ‘참사랑’이라고 불렀다.
그는 말한다. “한 쌍의 연인이 사랑에서 빠져나올 때 그때서야 비로소 그들은 참사랑을 하기 시작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사랑에서 빠져나와야 참사랑을 할 수 있다니... 연애 때 감정을 평생 유지하는 사람은 없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회 부적응자이거나 정신병자일 거다. 폭풍 같은 사랑을 경험하다 시들해지는 건 당연한 거다. 이건 호르몬 작용이다. 사랑하는 것도 호르몬(엔도르핀, 노르에피네프린, 페닐에틸아민) 분비 때문이며, 시간이 지나면 호르몬 분비가 적어지기 때문에 사랑이 식는 거다. 지극히 당연하며 정상적인 과정이다. 사랑(DNA 사랑)에 빠졌다가 사랑(Fake Love)에서 빠져나오는 건 당연한 과정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렇게 사랑이 식었을 때 “저 사람이 변했어”라거나 “저 사람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나는 불행해”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다. 이제는 형용사적 사랑이 아니라 동사적 사랑을 할 때이며, 감정적 사랑이 아니라 의지적 사랑을 해야 할 때다. 그것이 바로 참사랑이다. 처음에는 다가오는 사랑을 해야 하지만, 나중에는 찾아가는 사랑을 해야 한다. 사랑이 떠나가려 할 때 붙잡아야 한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참사랑을 하게 된다는 말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그 책에서 부부생활이 파탄에 이른 한 내담자가 찾아와 ”자신은 더 이상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다 “며 상담을 청하자 그에게 말한다. “선생님, 아내를 사랑하세요!” 그러자 그 내담자는 “아니, 제 말을 못 알아들으셨나 본데 저는 더 이상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다니까요”하고 말하자 코비는 다시 말한다. “아내를 사랑하시라니까요. 사랑은 하나의 동사(動詞)입니다. 사랑한다는 감정은 사랑하는 행동에서 나온 결심입니다. 그러니 먼저 사랑하시오, 그녀에게 잘 해주시오. 희생하시오.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이고, 공감해주고, 감사하시오. 그녀를 믿고 지지해 주시오. 그렇게 할 의사가 있습니까?” 그리고선 다음과 같이 잇는다. ‘모든 선진사회에서 출판되는 위대한 문학 작품들은 사랑을 행동하는 동사로 본다. 그런데 후진적이고 대응적인 사람들은 사랑을 느끼는 감정으로 본다. 또 이들은 이 같은 감정의 노예가 된다. 주도적인 사람들은 사랑을 동사로 만든다. 사랑은 당신이 행하는 그 무엇이다. 마치 한 어머니가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처럼 자신을 희생하고 또 자신을 주는 것이다. 사랑은 사랑하는 행위를 통해 실현되는 하나의 가치이다. 주도적인 사람은 감정보다는 가치를 우선시한다. 사랑이란 감정은 회복될 수 있다.’
참사랑은 상대가 나를 사랑하거나 상대가 사랑스러울 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어떠하든지 내가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게 결혼이다. 그게 부부의 사랑이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저서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결혼 분야 스테디셀러)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 (결혼 분야 베스트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