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소영 著, 더메이커 刊)
이 책은 IT분야 커뮤니티와 그 리더들에 관한 책이다.
사실 이 책도 커뮤니티가 아니면 만나지 못할 뻔했다. 나는 IT 기업 종사자도 아니고 평소 별로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밥딜런(밥 먹는 딜리셔스 러닝)이라는 커뮤니티가 있었기에 이소영 저자가 쓴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다.
흔히들 우리가 알고 있는 커뮤니티는 동호회를 연상하지만 이 책은 커뮤니티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고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새롭다기보다 커뮤니티 패러다임에 관한 우리의 무지를 깨우쳐 준다. 나도 두 개의 커뮤니티(행복한 아버지 모임, 둘이하나데이)를 만들어 10년간 100회의 행사를 주관해왔지만 진작 이 책을 만났더라면 더 잘 운영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 책에서 커뮤니티를 동호회 정도로 인식하는 기업은 절대로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커뮤니티의 역사와 파괴력, 잠재력을 많은 실존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실감 나게 보여준다.
저자인 이소영 이사는 15년 차 근속의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글로벌 IT 기업들의 커뮤니티를 소개하고 그 리더들의 활약상과 놀라운 성장 사례를 생생히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마이크로소프트 소속이다 보니 책의 많은 부분을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하고 있다. 빌 게이츠의 절친인 스티브 발머 회장 재임 시절 끝없이 추락하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듣보잡 대학 학력을 가진 인도 출신의 사티아 나델라가 회장이 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의 기업으로 바뀐다. 저자는 그 원동력을 커뮤니티 리더십이라고 정의하고 25년간 MS가 공들여왔던 커뮤니티인 MVP (Most Valuable Professional) 프로그램이 사티아 나델라 회장 취임으로 전성기를 맞게 된 것이 주 요인이라고 말한다. MVP는 외부 기술 전문가들 중 커뮤니티 리더십이 탁월한 사람들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전 세계 2,000명의 커뮤니티 리더 후보 중 500명이 MVP이고, 그중 100명을 MS에서 채용하고 있을 정도로 MS가 공을 들이는 커뮤니티다.
최근 글로벌 IT기업들은 앞다퉈 커뮤니티를 직간접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 시총 10개 업체 중 7개가 IT기업이고 그들이 커뮤니티를 운영하거나 지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MVP, 아마존, 구글 GDG Google Developer Group, 페이스북 Developer Circle, 애플 WWDC World Wide Developer Conference 등이 대표적인데 돈 많은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의 샤오미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인 미펀(米粉) 참여자는 초기 100명에서 지금은 1,400만 명이라고 하니 가히 놀랄 일이다. IT기업이 아닌 기업들도 앞다퉈 커뮤니티 그룹을 지원 중이다. 에어비앤비와 위워크도 그중 하나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커뮤니티 리더들을 주목하는 이유가 뭘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같은 기업들은 대규모 공개 채용을 하지 않는 대신 상시 또는 수시 채용을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오랜 활동 경력과 평판을 검증할 수 있는 커뮤니티 리더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저자는 커뮤니티의 특징을 소통, 공감, 개방성, 나눔으로 정의하고 커뮤니티 리더의 공통점을 재미, 행복, 배움, 성공으로 들고 있는데 초연결 시대에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다. 커뮤니티 리더는 배워서 남 주는 사람들. 더불어 성장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하며 커뮤니티 공부라는 색다른 공부법을 제시한다.
커뮤니티 공부는 함께하는 공부의 힘, 일방적이 아닌 양방향적인 공부로 레버리지 효과가 높으며, 무엇보다 무엇보다 끈끈한 네트워크가 장점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실제 커뮤니티에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정보도 알려준다.
이 책은 IT기업 커뮤니티 리더에 관한 책이지만 꼭 IT기업 얘기만은 아니다. 에필로그에 등장한 남편의 변신처럼 어떤 업종의 커뮤니티도 적용이 가능하고 대한민국에서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고민인 공부법에 대한 꿀팁도 많이 들어 있다. 자녀 교육, 유학, 유학 대체 공부법, 영어공부 등
IT 문외한인 나도 푹 빠져 읽은 책이고 적용 시사점이 많은 책이라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