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가족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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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소확행을 느끼는 때가 있을까.

그동안 행복한 삶을 산답시고, 성공적인 삶을 산답시고 얼마나 바쁘게 달려왔던가. 밥을 거른 적도, 잠을 설친 적도, 집에 와서는 잠만 자고 허겁지겁 일어나 달려 나간 적도 부지기수였다. 새벽 조찬에, 저녁에는 만찬으로 이 핑계 저 핑계로 사람을 만나고 술자리에 참석하면 좋은 세상, 행복한 세상이 오리라 기대하며 얼마나 열심히 살았던가.


그러던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국적인 아니 세계적인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사람과 사람 간 만남 social closeness 이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이유에서도, 비즈니스를 위해서라도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게 살 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 거리 social distance를 두라고 한다. 만나지 말고 떨어지라는 말이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사람을 만나지 말아야 하고, 재택근무/유연근무제로 직장도 안 가고, 출근을 해도 사무실에 콕 박혀 있고, 비즈니스 만남도 안 하고, 대중교통 이용도 기피하고, 시장이나 마트를 갈 수도, 카페나 식당을 갈 수도 없다. 언택트 소비라 하여 비대면 온라인 거래만 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바쁘던 우리가 오라는 곳도, 갈 곳도 없이 손바닥만 한 마스크 한 장에 우리의 삶을 의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게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짧게는 몇 달 아니 해를 넘길 수도 있다. 장기전을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


무엇이 소중한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사람을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식당에서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극장에서 영화와 공연을 즐기며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 등. 별 일 없는 평범한 일상 행동이 소중함을 넘어 위대한 것이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만나는 사람이 결국 가족밖에 없다. 확진자나 격리 중이 아닌 일반인들은 가족과만 시간을 보낸다. 싫든 좋든 그래야 한다. 요즘 나는 출근은 하지만 평소보다 이른 퇴근을 한다. 말 그대로 9 to 5다. 아내는 종일 집에서 혼자 지내야 한다. 그런 아내의 갑갑함을 덜어주기 위해 퇴근하면 아내와 함께 양재천 산책을 간다. 걸어서 5분이면 양재천 접근이 가능하다 보니 거의 매일 간다. 지난주는 아내와 함께 월~금, 일요일까지 6일을 매일 양재천 산책을 했다. 코로나가 주는 쉼표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평소 보름마다 와이프 데이를 갖고 있는데 요즘 같아서는 매일매일이 와이프 데이다.


공기 감염은 없다니 가장 안전한 곳이 양재천과 같은 수변 산책로다. 한 시간 이상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많아지고 주제가 다양해지며 풍성해진다. 평소 부부 사이가 안 좋은 분들이라면 꼼짝없이 부부끼리만 보내야 하는 이 위기(?)를 견디기가 만만찮을 거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사람들은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가겠지. 그래도 몇몇 이들은 삶의 우선순위가 달라지지 않을까.


행복, 별 거 아니다! 위기 때는 가족밖에 없다는 걸 새삼 느낀다. 지금 함께 있는 사람에게 주파수를 맞춰라. 최선을 다하라. 뭘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내가 당신을 위해 뭘 해주면 좋겠냐"라고 물어보라. 그리고 감사하라. 결국 가족밖에 없더라.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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