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야 성장한다!
이걸 '성장통'이라 한다. 아프지 않고 성장하는 사람은 없다.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아니라 '아파야 청춘이다' 김난도 교수는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했다.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에 보면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가 있어야 붉은 대추가 된다'고 했다. 한 철 사는 대추도 그런 성장통을 겪는데 하물며 100년을 사는 인간이야 오죽하랴.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의 조선일보 기고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어떤 아픔이 있었는가. 그 아픔을 어떻게 이겨냈는가.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던 내가 IMF로 부도난 회사를 맡아 8년 만에 기사회생시킨 일, 2011년 첫 책을 준비하던 중 코엑스에서 한 북클럽이 주최한 저자와 독자와의 만남에서 20대의 저자는 귀빈석에 않고 50대의 나는 수많은 독자들과 함께 뒷자리에 앉아 열 받았던 기억, '내가 내년에는 반드시 귀빈석에 앉으리라'고 마음 먹었기에 6개월 뒤 책이 나오게 된 사연 등을 봐도 그렇다. 아파야 성장하더라.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다음은 김봉진 대표의 2020. 3. 3일자 조선일보 기고 글이다)
2014년 4월 15일 자 조선일보에 실린 기사 제목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고객들이 배달의민족 앱으로 '스마트하게' 음식 주문을 하지만, 정작 배달의민족은 식당 업주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고객 주문을 전달한다고 지적한 기사였다. 대문짝만 한 톱기사도 아니었다. 조선경제 섹션 한 귀퉁이에 실린 '뉴스톡'이라는 박스 기사였다. 하지만 기사 한 글자 한 글자가 참 아프게 느껴졌다. 부끄러움에 어찌나 얼굴이 화끈거렸던지 모른다.
기사가 나기 한 달 전 배달의민족은 업계 최초로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당시 1000만이라는 숫자는 소위 '국민앱' 등극의 필수 조건이었다. 배달의민족은 일주일이면 잡지 한 권 분량으로 쌓이던 전단과 냉장고 벽면을 메운 자석 전단을 사라지게 하고,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원하는 음식을 시켜 먹는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칭찬도 들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식당에 온라인 주문 단말기가 설치되지 않았던 때였다. 스마트한 주문의 뒤쪽에서 사실 우리는 직접 전화기를 돌려 주문하는 '원시적' 방법으로 일하고 있었다. 무늬만 혁신이었던 셈이다.
조선일보의 작은 기사는 배달의민족을 '실질적 최첨단' 앱으로 만드는 큰 자극제가 됐다. 우리는 고객 주문을 더욱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밤을 새웠다. 업주용 단말기 설치를 확대하고, 사용법이 낯선 사장들을 한 분, 한 분 찾아가 사용법을 알려 드렸다. 전화가 아닌 단말기를 통해 주문받을 때 경영 효율성이 얼마나 높아지는지 데이터를 통해 증명하면서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불과 6년 전 조선일보 지적대로 원시적으로 일하던 배달의민족은 음식 배달을 넘어 이제 첨단 푸드테크(food-tech) 기업으로 발돋움하려고 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드실 수 있도록 배달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곳까지 갖다 드릴 로봇도 개발 중이다. 글로벌 시장 도전에도 나섰다.
올해 조선일보는 100주년을 맞았고, 우리 배달의민족은 창사 10년 차에 접어들었다. 조선일보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한다고 한다. 우리도 새로운 10년,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조선일보가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스타트업의 탄생과 성장·변신을 지켜보며 중요한 순간마다 채찍과 격려를 보내준 역할을 앞으로도 계속 잘해주기를 기대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