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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의 무게는 얼마일까?

영화 <21그램>이란 게 있다. 사람이 죽는 순간에 21그램이 줄어든다고 한다. 누구나 그렇다. 미국 매사추세츠 병원에서 실험해보니, 숨을 거두는 순간 환자의 몸무게가 1.25온즈 35.4 g 줄어든 사실을 발견했다. 뒤이은 실험에서도 사망자 5명의 영혼의 평균 무게는 1온즈 28.4g였다고 한다. 스웨덴 룬데 박사팀도 임종 시 환자의 체중 변동은 21.26214 그램이라고 발표했다. 21그램은 얼마만큼일까? 5센트 5개의 무게. 벌새의 한 마리의 무게. 초콜릿 바 하나의 무게다.    


우리는 일생을 살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얼마나 많은 것을 보고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또 경험했는가. 그럼에도 내 영혼의 무게가 그렇게 가볍다니. 그렇게 많은 인풋에도 그렇게 적은 아웃풋이라니. 실망을 넘어 허탈하다.


다른 생각을 해본다. 물리적 양으로 치면 그렇지만 정신적 유산의 양은 얼마일까? 평생 내가 인풋 한 것들을 정리해 글로 써보면 얼마나 될까. 내 영혼을, 내 뇌를, 내 가슴을 해부해 그 안에 있는 것들을 글로 적어보고 싶다. 영혼의 무게는 21그램에 불과하지만 거기에 든 생각과 지식, 지혜는 적어도 1톤 트럭 분량은 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을 남겨 후대에 전하지 않고 가는 것은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가수 현철의 노래 <사랑의 이름표>처럼 내 영혼, 내 기억 하나하나에 이름표를 붙이자. 내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 이름을 붙이자. 이어령 선생은 자신의 책 <지성에서 영성으로>에서 "글 쓰는 사람의 최고 최대의 꿈이 바로 새롭게 인식된 사물에 새로운 이름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하고 그걸 이걸 명명 작업 or 호명 작업이라고 불렀다. 후세 사람들은 이걸 어록이라고 부른다. 세상에 태어나 100세를 살다 떠나는데 후세 사람들이 되새길 어록 몇 개쯤은 남겨야 하지 않을까.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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