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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직장 생활 28년, 기업 경영 14년, 가정행복코치 20년, 내가 지나온 길이다.


어느 날 아내가  내게 물었다. 

“당신 인생의 전성기는 언제였어?”

내가 되물었다. 

“내 인생의 전성기? 글쎄? 당신 보기엔 언제였던 것 같아?”

아내 : “내 생각엔 당신이 회사 전무, 부사장 할 때?”

나 : “그래? 왜 그렇게 생각해? 

아내 : “그때 당신 최고였지. 명절이면 현관 앞에 택배 상자가 가득 쌓였었잖아”

나 :  “당신은 선물 받는 게 좋았었구나?”

아내 :  “뭐 꼭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나 :  “그런데, 여보! 내가 직장 생활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알아? 문과 출신인 내가, 수학도 싫어하고 공간 개념도 없는 내가 건설회사에서 영업을 맡아서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 거래처나 부하 직원들과 도면 갖다 놓고 모르는 것도 아는 체 해야 하고, 거기다 제품까지 팔아야 했으니, 그때마다 내가 얼마나 좌절하고 두려웠는지 알아?”

아내 :  “당신, 그랬어? 그런 거 전혀 몰랐네. 그럼 당신 생각에 전성기는 언제였어?”

나 : “음... 내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지. 지금은 그때보다 비록 소득은 줄어들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하니 만족도도 높고 훨씬 행복해. 하지만 내 전성기는 아직은 아니야. 5년 뒤, 10년 뒤? 난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아. 난 아직도 배가 고파. “

아내 : “아이고 당신 나이를 생각해. 언제까지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갈 거야? 이제 지나온 길도 좀 되돌아보면서 그렇게 살아야지”

     

내 인생의 전성기가 언제일지 나도 모른다. 

어느 시점을 내 인생의 전성기라고 규정하는 순간 우리는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101세 현역 김형석 교수의 저서 <백 년을 살아보니>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 정신적 성장과 인간적 성숙은 한계가 없다. 노력만 한다면 75세까지는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중략)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 일찍 성장을 포기하는 젊은 늙은이들이 많다. 아무리 40대라고 해도 공부하지 않고 일을 포기하면 녹스는 기계와 같아서 노쇠하게 된다. 차라리 60대가 되어서도 진지하게 공부하며 일하는 사람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캬, 인생의 황금기는 60~75세라는 노교수의 주장에 동시대를 막 진입하는 사람으로서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경영의 구루 피터 드러커도 60대의 나이에 본격적으로 책을 쓰기 시작해 2005년 11월 11일 96세의 나이로 별세할 때까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무려 30여 권에 달하는 주옥같은 명저들로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우리에게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설계자로 유명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19세기 중반에 태어나 19세기 말에 이미 일가를 이룬 그가 어떻게 20세기에도 거장으로 남을 수 있었을까. 라이트는 80대의 나이에 그가 남긴 건축물 프로젝트의 1/3분 이상을 해냈다고 한다. 구겐하임 미술관도 그의 나이 76세에 의뢰를 받아 15년간 지속되었고, 라이트는 건물이 완공되기 6개월 전 1959년 4월 9일 9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한 기자가 그에게  "선생님의 작품 중 최고의 건축물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그는 "그야 다음에 나올 작품이죠."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의 전성기는 죽는 순간까지 계속되었다.  

    

꿈, 이왕 꿀 거면 큰 꿈을 꿔라. 이스라엘 전 대통령 시몬 페레스는 “작은 꿈을 위한 방은 없다”라고 말했다. 꿈꾼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꿈꾸지도 않고 이루어지는 꿈은 없다. 골프 용어에 ‘NUNI’라는 게 있다. Never Up, Never In 지나가지 않으면 안 들어간다는 말이다. 홀컵에 공을 넣으려면 홀 컵까지 공을 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을 넣을 수 없다. 이 공을 넣고 못 넣고에 따라 수백만 불의 상금이 왔다 갔다 한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못 미치는 것보다 지나치는 게 낫다는 말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작은 꿈을 꾸면 작은 꿈밖에 이룰 수 없다. 거기까지다. 

    

그렇다. 사양 산업은 있어도 사양 개인은 없다.

이 책을 쓰면서 나는 또 꿈을 꾼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출판기념회에 수백 명이 모이고 전국 각 기업에서 초빙되어 강연하는 꿈을 꾼다. 가정행복코치에서 동기부여 강연가로 변신하는 꿈을 꾼다. 내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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