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방향을 잃으면 방황한다

“우리가 한 결정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We are our choices”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이 즐겨 쓰는 사르트르의 명언이다. 

이것이 바로 아마존 정신이다. 시애틀의 차고에서 아마존을 시작한 베이조스 회장은 문짝으로 책상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도어 데스크 door desk. 아마존의 도전과 절약 정신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물인 이 '문짝 책상'에 앉아 직원들은 이 말을 가슴에 새기면서 근무한다.  

    

내가 내린 결정이 나를 성공으로도, 실패로도 이끈다. 그 누구의 탓도 아니다. 만약 그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면 그것도 내 탓이고 내가 결정을 지연하거나 잘못 결정한 것도 내 탓이다. 

    

방향을 잃으면 방황하게 된다.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목적지에 찾아가려면 지도를 보고 찾아갔다. 차량 내비게이션이 나오기 전 일이다. 지도는 인쇄물이기 때문에 오래된 것일수록 실제 도로와는 많이 달랐다. 그리고 지도를 잘못 봐 목적지를 찾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거다. 이처럼 지도가 없거나 잘못된 지도를 가진 경우 방향을 잃어 우왕좌왕하거나 방황하게 된다. 지도가 없으면 지독히 고생한다.     

시나리오가 없거나 잘못된 시나리오를 가진 인생도 우왕좌왕하거나 방황할 수밖에 없다. 시나리오가 없는 사람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똑같이 살아간다. 전혀 변화가 없다. 이걸 한결같다고 해야 하나. “가장 지혜로운 사람과 가장 어리석은 사람만이 변하지 않는다” (논어 양화 17-3)란 말이 있다. 변하지 않는 그대, 가장 지혜로운 사람인가, 가장 어리석은 사람인가.     


이건 살아가는 게 아니라  하루하루 살아지는 거다. 매일 하루가 사라지는 거다. 내가 삶을 주도하는 게 아니라, 삶이 이끄는 대로 끌려가겠다는 말이다. 때로는 본능에 이끌려 때로는 충동적으로. 삶은 살아지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거다. 내 시나리오대로 살아내는 거다.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너무나 많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을 이용해 아동·청소년 성착취 동영상 등을 제작, 유포한 박사방, N번방의 주역 조주빈, 문형욱 등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시나리오를 그렸을까? 어린 나이에 너무나 손쉽게 돈을 벌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야, 세상 참 쉽구나. 성공이란 거 별거 아니구나. 앞으로 내 인생 탄탄대로구나”였을까? 조주빈이 붙잡혔을 때 이런 말을 했다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역시도 죄책감을 느끼고 불안감에 시달렸던 것이다. 그런데도 악마의 유혹을 쉽게 떨치지 못했다. 그들뿐만이 아니다. 26만 명의 유료회원도 수사 대상이 된 데 이어  최근에는 무료 회원들까지도 수사가 확대됐다. 단순히 한 순간의 성적 충동에 의한 일탈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그 죄가 너무 크다. 

    

또 있다. 

자신의 쌍둥이 딸들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한 숙명여고 교직원 아버지,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주차장 입구를 막은 무단 주차 입주민 등등.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인생의 방향을 정하고 시나리오를 세우는 일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들에게 분명한 인생의 시나리오가 있었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인생 지도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도)리다.      

작가의 이전글 스토리가 없으면 히스토리도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