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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자마자 뭐 하세요?

눈 뜨자마자 하는 행동이 내 인생을 결정한다.

나는 평소 새벽 5시 반에 기상한다. 보통 밤 11시에 잠들어 5시 반 알람에 맞춰 일어난다. 이전에는 6년 동안 같은 시간에 일어나 15분 스트레칭을 하고 헬스장으로 달려가곤 했다. 그러다 최근 눈 뜨자마자 하는 행동을 바꿨다. 스트레칭 대신 명상으로.


 여러분의 새벽 루틴은 어떤가?

 나의 새벽 루틴은 이렇다.

1. 소변 (나는 밤새 한 번도 깨지 않기 때문에 눈 뜨자마자 화장실에 간다)

2. 맹물 가글링 (밤새 입안에 가득 찬 세균을 씻어낸다)

3. 물 1잔 마시기 (이게 그렇게 건강에 좋단다)

4. 15분 명상 (최근에 새로 시작한 루틴이다)

5. 1시간 운동 (아파트 내 헬스장에서. 헬스장은 무조건 가까워야 한다)

6. 샤워

7. 조식 후 출근


심리학자들은 하루 중 제일 먼저 한 행동이 하루 종일 내 뇌를 지배한다고 한다. 우리가 아침에 어떤 노래를 들으면 하루 종일 그 노래를 흥얼거리는 현상과 같다. 그래서 아침 첫 습관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하루 종일 내 뇌와 사고, 행동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이제부터 무엇으로 나의 뇌를 채울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눈 뜨자마자 제일 먼저 찾는 게 스마트폰이라고 한다. SNS 소식을 보거나 메일, 알림을 확인하기도 하고 뉴스나 유튜브를 보는 사람도 있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의 폐해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깨톡 소리와 각종 SNS는 나를 피곤하게 만들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 더군다나 새벽 첫 시간부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면 이것이 하루 종일 얼마나 나를 옭아매겠는가.


위에 말한 루틴대로 나는 최근에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왜 명상을 시작했을까. 최근에 읽은 책에서 명상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정보를 입수하면 관련 기사나 서적을 읽어본 뒤 유익하다 싶으면 일단 한번 시작해 본다. 내가 체험해 봐야 계속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상을 시작한 지는 보름 정도 됐다. 15분 동안 타이머를 켜놓고 명상 음악을 들으며 한다. 이후 매일 하는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마이애미 대학 심리학 교수이자 뇌의 주의력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인 아미시 자(Amishi Jha)는 최근 자신의 저서 <주의력 연습 (Peak Mind)>에서 신경 써야 할 것도, 해야 할 일도 너무 많은 시대를 사는 우리가 정작 중요한 일을 눈앞에 두고도 당장 처리할 필요가 없는 일이나 자극적인 뉴스, 쇼핑 목록 같은 것들에 쉽사리 주의를 빼앗기고 있으며, 문제는 그런 시시한 일에 주의력을 빼앗긴 만큼 정작 중요한 일에 주의를 기울일 수 없는 현실을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산만한 뇌’는 거부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주의력 분산으로 삶의 50%, 즉 인생의 절반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많은 현대인이 잠시나마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는 ‘디지털 디톡스’를 주의력 회복의 주요한 방법이라 말하지만 저자는 다르게 말한다. “우리의 뇌는 그런 싸움을 견디지 못한다. 우리는 (인간의 주의를 빼앗도록) 소프트웨어 기술자와 심리학자들이 설계한 알고리즘보다 더 똑똑해질 수 없다.”라고 말하며, “집중을 잘하려고 애쓰는 대신 뇌가 다르게 작동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주의를 붙잡으려고 기를 쓰며 싸우는 상태에서 벗어나 싸울 필요가 없는 곳에 마음을 위치시키는 능력과 기술을 연마하라.”며 저자는 ‘마음을 챙기라(mindfulness)’고 한다. '마음 챙김’이 뭘까. 바로 ‘지금, 여기’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명상 수련이란다. 


처음에는 '엥? 또 명상이야? 뻔한 얘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도 명상이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흘려들었다. '내가 수도승도 아니고 뭔 명상을 해?'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책을 읽고는 생각이 달라졌다. '그래? 명상이 그렇게 좋아? 나도 한 번 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해봤다.  


저자는 최소 12분 동안 명상을 하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12분이 꽤 길 거라 생각했는데 재미있고 의외로 시간도 빨리 갔다. 첫날 12분을 했고. 다음 날부터 15분 명상을 하고 있다. 흉식 호흡이 아닌 복식 호흡을 하며 명상을 한다. 명상을 하는 동안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지난 일에 대한 후회, 닥쳐올 일에 대한 걱정, 오늘 해야 할 일 리스트 등.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오로지 호흡에 집중하게 되며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몸이 여기가 가렵구나. 이건 뭐지? 여기가 뭉쳤구나. 이건 왜지?' 15분 명상을 통해 몸속 구석구석 호흡이 전달되는 것을 느끼며 부위 하나하나가 소중한 느낌이 든다.  이게 바로 저자가 말한 '최고의 마음(peak mind)'이 아닌가 싶다. 저자가 말했듯이 '지금, 여기'를 살피는 것이다. 故 이어령 박사의 일간지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는 "이미 일어난 과거를 알려면 검색하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려면 사색하고, 미래를 알려면 탐색하라. 검색은 컴퓨터 기술로, 사색은 명상으로, 탐색은 모험심으로 한다. 이 삼색을 통합할 때 젊음의 삶은 변한다.” 그만큼 명상은 현재의 나를 살피는 일이다.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누가 나를 돌보겠는가. 60년 이상 살면서 항상 뭔가에 쫓기면서 쉬는 날에도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영화를 보는 등 뭔가를 하며 시간을 보냈지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15분 동안 앉아 있었던 적은 없었다. 그동안 운동을 통해 몸은 돌봤지만, 마음은 돌보지 못했던 것이다. 6년째 새벽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몸을 유지해왔던 것처럼, 이제 새벽 명상을 통해 단단해질 내 마음이 기대된다. 나는 오늘도 나를 사랑했다. 수경아, 잘하고 있어!



가정행복코치, 시나리오 플래너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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