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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솔 Jan 10. 2022

싱글맘으로 살아가기


이제 곧 15개월이 되는 아기는 요즘 뭐든지 잘 먹는다.

특히 소고기를 구워주는 것과 딸기를 정말 좋아한다.

한 끼니에 소고기를 60~70g 정도, 딸기는 한 번에 8~10알을 먹는다.


13700원짜리 딸기 한 팩을 사 온 지 이틀 만에 통이 비었다. 아이는 밥을 다 먹더니 냉장고로 아장아장 어가 냉장고 문을 열어달라고 징얼거렸다. 냉장고 문을 열어주니 까치발까지 들고는 눈으로 냉장고를 샅샅이 뒤지고는 딸기가 있던 칸을 향해 손가락을 펴 들고 '따아기, 따아기..'라며 딸기를 찾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집 근처 마트에 가서 딸기 한 팩을 사는데 한 숨이 나왔다. 고작 20알 정도가 든 딸기가 15,900원.


마음이 아팠다. 아이가 먹고 싶어 하는 딸기를, 그래 고작 딸기 따위를 사면서 가격을 살피고 한숨을 쉬는 내 처지가 비참하게 느껴졌다. 하루에 몇 번씩 접속해보는 맘 카페에는 아기를 위해 이유식을 만드려고 한우를 사는 엄마들의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는데 나는 고작 한 철 과일인 딸기를 사면서 통장잔고를 떠올리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비참했다.


아이가 점점 커 가면서 이런 일이 얼마나 더 많아질까.

지금은 딸기인 것, 아이가 크면서 이건 무엇으로 바뀔까.

다른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최신형 핸드폰, 고급 브랜드의 외투, 넓은 집. 여러 가지 들이 머리를 스쳤다.


내 아이는 지금 자기가 뭘 입고 있는지, 뭘 먹는지 잘 모른다. 그저 엄마가 주는 것은 다 좋은 것이라고 받아들인다. 먹어도 되는 거라도, 받아도 되는 거라고.


그 마음을 영원히 지켜주고 싶다.

엄마는 언제나 좋은 것을 주는 사람이라는 그 마음을 지켜주기 위해서 오늘도 더 하루를 잘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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