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첫 은행 계좌 개설
나에게도 이제 스팸(프로모션) 메일이 온다.
미국에 온 지 4개월이 되었을 때 드디어 내 이름으로 된 은행 계좌를 개설했다.
초반에 SSN을 발급받고 얼마 되지 않아 은행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Chase에 갔는데, 그곳에서는 SSN이 있어도 운전면허증이나 현재 살고 있는 주소를 증빙할 수 있는 관리비 고지서 또는 급여 영수증이 없으면 계좌를 개설할 수 없다고 해서 그냥 돌아가야 했다.
일을 하고 있지 않으니 급여 영수증이 있을 리 없고, 유틸비도 내 이름으로 되어 있지 않았고,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서 주소 증빙을 위한 계좌 개설을 하고 싶었던 건데 운전면허증을 들고 오라니..
당시에는 허탈함과 무력감에 속상하고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여전히 외딴섬에 홀로 있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고 약 세 달 뒤, 이번엔 그때와 다른 bank of america(일명 BOA)라는 은행에 갔고,
다행히 SSN과 여권만 보여줬는데 바로 만들어주셨다. 여기서는 SSN 우편을 받았던 주소가 있으니 그걸로 주소 증빙을 대체하는 듯 보였다.
미국의 은행 계좌는 크게 급여 입금이나 일상 지출용인 Checking Account와 저축/비상용으로 쓰이는 Saving Account로 구분됩니다.
또한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면 신용점수(credit score)가 필요한데 처음 미국에 온 경우 신용 점수가 없기 때문에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맡기고 사용하는 Secured Credit Card를 개설한 뒤, 신용점수가 쌓이면 일반 카드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은행 계좌 개설과 같이 입/출금을 제외한 은행 상담 업무를 볼 때는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미국 대부분의 은행은 계좌 개설 시 매달 내야 하는 계좌 유지비가 있기 때문에 각 은행별로 계좌 유지비 및 면제 조건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은행별 계좌 유지비 (계좌 종류에 따라 상이)
Chase : $15 | 면제 조건 : $1,500 이상의 잔고 유지 또는 $500 이상의 Direct Deposit, 체이스 모든 계좌의 평균 잔액 합이 $5,000 이상
Bank of America : $12 | 면제 조건 : $1,500 이상의 잔고 유지 또는 $250 이상의 Direct Deposit
U.S.Bank $12 | 면제 조건 : $1,500 이상의 잔고 유지 또는 $1,000 이상의 Direct Deposit, U.S. Bank consumer credit card 소지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카드를 발급받으니,
나에게도 내 이름으로 된 스팸 (우편) 메일이 오기 시작했다.
스팸 메일이 반가울 리 없지만,
뭔가 '내가 지금 미국에 살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나서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미국 초기 정착 체크리스트
휴대폰 개통
미국에 오기 전, 알뜰폰 통신사인 민트 모바일(mint mobile) 유심을 미리 신청해 도착하자마자 바로 개통했다. 우편을 전달받을 주소가 있다면, 미리 신청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sim으로도 개통 가능)
민트 모바일은 미국의 주요 통신사 중 하나인 T-Mobile의 망을 사용하는 저가형 통신사로, 사전 결제 후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 외에도 Tello, US Mobile 같은 다른 저가형 통신사들이 많지만, 큰 불편함이 없어 나는 4년 내내 민트 모바일만 사용했다.
무제한 데이터 기준 1년 플랜이 월에 $30 정도 (세금 별도)
Social Security Number(SSN) 발급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비슷한 개념인 SSN.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그리고 비시민권자라도 비자 종류에 따라 미국 내에서 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합법적으로 체류 중이라면 SSN 발급이 가능하다.
나는 미국에 도착한 지 약 2주쯤 지나 전화로 방문 예약을 한 뒤 SSA 사무소에 가서 간단한 인터뷰와 함께 신청을 진행했다. 방문할 때는 여권, 혼인관계증명서, I-94(출입국기록), SS-5(신청서)를 출력해 가져가야 한다.
신청 후에는 온라인으로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약 2주 만에 우편으로 SSN 카드를 받을 수 있었다.
그밖에 운전면허증 발급과 은행 계좌 개설
이런저런 이유로 꽤 오래 걸렸지만 미국 생활에 점차 적응해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