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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 Sep 28. 2019

잊지 말자.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영화 ‘원더’

영화 ‘원더’에서 선천성 안면 기형을 가지고 태어난 어기(제이콥 트렘블레이 분)와 엄마 이사벨(줄리아 로버츠 분). 이사벨은 어기의 엄마이자 선생님, 친구이다.


엄마의 시간은 아이를 중심으로 공전합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먹이고 재우고 입히는 것부터 시작해 성인이 되어서도 끝나지 않죠. 부모가 되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의 주인공도 엄마가 없었다면 아마 그 또래의 평범한 아이로 자라지 못했을 겁니다. 물론 엄마 한 사람의 희생으로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엄마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어기는 열 살에 처음으로 학교에 입학한다. 자신을 괴물 보듯 하는 친구들의 시선에 큰 상처를 받는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주인공 어기(제이콥 트렘블레이 분)는 선천성 안면 기형 트레처 콜린스 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특정한 머리뼈 부위가 발달하지 않아 머리뼈와 얼굴 부위의 기형을 가져오는 질병으로 유전될 확률이 무려 50%나 됩니다. 이로 인해 어기는 27번의 수술을 거쳐야 했죠.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없었던 홈스쿨링을 통해 학습해왔습니다. 아들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던 엄마 이사벨(줄리아 로버츠 분)과 아빠 네이트(오웬 윌슨 분)는 열 살이 된 어기를 학교에 입학시키는데요.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처음 간 학교는 생각한 것보다 더 최악이었습니다. 자신을 괴물 보듯 하는 친구들의 시선에 무엇보다 아무도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어기는 과연 처음 맞닥뜨리게 된 사회에 잘 적응해나갈 수 있을까요.


세상의 모든 일이 너와 관련된 것은 아니야

어기의 누나 비아(이자벨라 비도빅 분). 동생에 대한 마음의 빚으로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을 동생에게 양보해왔다. 영화는 어기 외에 주변 인물들의 입장도 함께 보여준다.


보통 이런 영화를 보면 아픈 아이의 입장에서 극을 이끌어가거나 부모의 시선에서 아이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야기에 집중하죠.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 영화에서는 어기와 부모의 관계는 물론 주변 인물들의 입장도 함께 보여줘 많은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누나 비아(이자벨라 비도빅 분)의 시선에서 어기는 사랑스러운 동생입니다. 하지만 유전적 질환을 자신이 아닌 동생이 대신 받았다는 것에 마음의 빚이 있죠.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동생에게 모든 것을 양보해 왔고 부모의 관심 대상 1순위가 아니라는 것도 이해했죠. 스스로 철이 든 겁니다.


어느 날 연극 무대에 오르게 된 비아는 가족 사이에서 처음 주목받게 되는데요. 이마저도 동생에게 뺏기게 되자 처음으로 어기에게 말합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너와 관련된 것은 아니야” 이는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일침이기도 하죠.


영화는 비아 외에도 갑자기 싸늘하게 변해버린 비아 친구 미란다(다니엘 로즈 러셀 분)의 사정과 진정한 친구라고 믿었던 어기 친구 잭(노아 주프 분)의 숨은 이야기도 보여줍니다. 이렇게 되니 어느 영화에서 나온 대사처럼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 나쁜 상황만 있을 뿐’이라는 말이 이해됩니다.


나와 조금 다른 사람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처음부터 어기를 편견 없이 대해 준 학교 교장 선생님. 영화에서 좋았던 점은 차별과 편견 없이 어기를 대하는 부모와 학교 선생님들의 태도였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어기를 대하는 부모와 학교 선생님들의 태도입니다. 어기가 다니는 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극 중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어기의 외모는 바꿀 수 없으니 우리의 시선을 바꿔야 합니다


어기를 다른 학생들과 다름없이-차별한다거나 불쌍히 여기지 않고-대한다는 아주 사소한 점에서 깊이 감동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어땠을까요? 다는 아니겠지만 아마도 일반 학교에 입학하는 것조차 어려울 겁니다. 친구도 사귀지 못할뿐더러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을지도 모르죠.


우리는 남들과 ‘다르다’는 걸 ‘틀린 것’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편견과 차별이 가득 찬 세상에서 다른 사람으로 산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오늘도 어기와 같이 ‘다름’을 안고 힘겹게 버티고 계신 여러분께 이 영화를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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