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아이들은 잔인하다.
아직 여물지 않은 존재가 내던지는 말의 공격성에 어른들도 휘청거린다. 상대의 외모를 곧바로 공격하거나 웃음 거리로 만들어버린다. 집단의 무리에서 한 명을 우스갯거리로 만들면 그 나머지는 한 팀이 된다. 좋지 않은 유대감이다. 일회용으로 끝나버리면 좋을텐데 꼭 불량한 패턴은 반복되기 쉽다. 또래 아이들 중에서 유난히 말빨이 센 아이들은 표정과 구사하는 단어 몇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상대를 제압한다. 그럴 땐 그들은 꼭 무서운 표정은 아니다. 어찌보면 웃음과 여유가 묻어나기도 한 승리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
또 다른 경우도 있다.
부모와의 대화에서 종종 아이들이 날카로운 말투를 보일 때가 있다. 엄마는 자연스럽게 '사춘기'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떠올릴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자녀가 이치에 맞는 근거를 들어가며 따지는 말투를 자주 한다면 부모 입장에서는 부화가 치민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건 물론 이성적인 바른 선택이다. 그러나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고, 가족간에는 더욱 그러하다.
감정이 폭주하다 보면, (특히 엄마가 너무 피곤한 날)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이고 아무 도움도 안 되는 말인 걸 알면서도 술술술 입 밖으로 쏟아지고 만다. 서로에게 상처만 줄 뿐이다. 해결되는 건 없고 그 자리에서 대화가 일단락된다 해도 다음 전투에 빌미가 될 씨앗을 만든 격이다.
라는 걱정을 한 적이 있는 부모라면 집중해주길 바란다.
11번 정의카드에는 냉엄한 얼굴의 재판관이 앉아 있다. 한 손에는 칼과 다른 손에는 저울을 쥐고 있다. 냉정하고 정확한 판단을 하는 그는 경직되어 보이면서도 동시에 권위가 느껴진다.
말이 거칠고 뾰족한 아이들의 사주 타로 카드에서 주로 나오는 카드 번호다. 그들은 정직하면서도 깐깐한 성품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버릇이 나쁘고 말을 못되게 하는 아이라고 단정짓지 말자. 모든 것에는 음양이 있고, 양면이 있다. 타인이 들었을 때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한다는 건, 어찌보면 핵심을 간파하는 매서운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엄마가 화가 나는 이유도 그것이다. 아이의 말이 실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순간 욱하고 올라오는 것이다. 말을 뾰족하게 하는 아이들은 실상 내적 기준이 높다. 그건 타인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해당한다. 정서적으로 공감하기 보다는 일어난 일을 있는 그대로 보고 판단내린다. 타인을 배려한다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콕 말해주긴 어려울 거다. 냉정하고 차가워 보일 수밖에 없다. 타인이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감정이 풍부한 아이가 착하고, 아닌 아이는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다들 그 나름의 이유가 있고 쓰임이 있다. 11번 정의 성향을 가진 아이들은 명석하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세상의 문제를 풀어나가고 저울질 하는 분야에 적합한 유형이다.
부모의 눈에 버릇 없어 보이는 한 부분이 아이의 달란트일지도 모르니 말이다.